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 확대… 이재용 부회장 상고심 영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 확대… 이재용 부회장 상고심 영향은?
  • 변동진
  • 승인 2019.05.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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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 증거인멸 혐의… 경영권 승계 작업 스모킹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 국정농단 사건에 영향 미칠까… 이 부회장 상고심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스마트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뇌물 사건 대법원 상고심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이 경영권 승계와 연결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정치권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선고를 늦추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7일 증거인멸 혐의로 삼성바이오 보안 실무자급 직원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는 회사 공용서버를 떼어내 모처에 은닉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또다른 직원 B 씨는 같은 혐의로 지난 3일 새벽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실무자급 직원이 ‘윗선’의 지시 없이 회사 서버를 숨기기는 어렵다고 보고, 그룹의 개입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검찰,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윗선’ 정조준

실제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에서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과정 중 그룹이 개입한 혐의를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미 양모 삼성에피스 상무(경영지원실장)와 부장 이모 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임원(상무) 등은 조사를 받았다.

‘미전실’은 2017년 초 국정농단 수사 여파로 해체된 조직이다. 현재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전신으로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 지위를 갖고 있었다. 삼성생명(금융 계열사)과 삼성물산(비금융 계열사) 등에도 TF가 있고, 계열사 간 업무조정과 더불어 주요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삼성에피스 직원 수십명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일일이 검색했다. 이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VIP’, ‘합병’, ‘미전실’(미래전략실) 등의 단어가 들어간 문건과 보고서를 모두 파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자체가 이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한 승계작업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의원 “이재용 뇌물 상고심, 삼성바이오 수사 이후 내려져야”

삼성바이오 본사와 자회사, 삼성전자 TF 등에서 분식회계 사건과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자 정치권도 목소를 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검찰의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수사 이후 내려져야 한다”며 “이 사건은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온갖 범죄행위를 총동원한 불법의 종합선물세트이자 결정적인 스모킹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 사건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억지합병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로 이어지는 뇌물사건 ▲수천억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날린 국민연금의 엉뚱한 합병 찬성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부회장 사건 2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 작업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일부 무죄를 판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는데 지금 검찰은 판결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를 찾아냈다”며 “사법 정의가 바로 서려면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 최 씨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탄 말 3마리(34억원)를 뇌물로 인정했다. 또한 삼성물산 합병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말 3마리의 형식적인 소유권이 삼성에서 최 씨에게 넘어가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부정한 청탁 역시 없었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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