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동생 조남호·정호, 법정서 밝힌 ‘형제의 난’ 그후…
조양호 동생 조남호·정호, 법정서 밝힌 ‘형제의 난’ 그후…
  • 변동진
  • 승인 2019.05.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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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 전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형 사망 후 경영권 분쟁 허무”
검찰, 조남호·조정호 형제에 벌금 20억원 선고 요청
조남호·조정호, 혐의 인정…선처 호소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동생 조남호(왼쪽) 전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동생 조남호(왼쪽) 전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스마트경제] “조양호 회장이 사망하고 나니 모든 게 아쉽고 허무하다”

부친이 해외에 남겨둔 수백억원 규모의 스위스 예금 채권을 상속받고도 이를 세무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재판을 받게 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형제들이 법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김유정 판사 심리로 열린 국세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첫 공판에 참석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들에게 벌금 2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양호·남호·정호 형제는 선친이자 한진그룹 창업자인 조중훈 회장이 2002년 사망하면서 총 450억원에 이르는 스위스 예금 채권을 상속받고도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조양호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면서 조남호·조정호 형제에 대해선 각각 벌금 20억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약식명령은 벌금을 물릴 수 있는 비교적 경미한 사건에 한해 정식재판을 열지 않고 서류만 검토한 뒤 형벌을 정하는 처분이다.

그러나 법원은 약식 기소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 두 형제를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조양호 회장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형사재판 당사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소송을 종결시킨 것이다.

조남호 전 회장은 이날 법정에서 “그동안 형제간 여러 다툼이 있었는데 다툴 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라며 “상속재산 일로 형사 법정에 서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양호 회장이 사망하고 나니 모든 게 아쉽고 허무하다”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조중훈 회장의 삼형제는 상속을 두고 서로 소송을 벌이는 등 이른바 ‘형제의 난’을 겪었다.

조남호·정호 회장 변호인 측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두 형제가 2018년부터 늦게나마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금 20억원이 선고되면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며 “”이는 어떤 사람이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 경영권을 잃었으며 주식도 현재 모두 소각처리 된 점도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정호 회장에 대해 “금융회사 임원이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임원직과 사실상 경영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점도 참작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건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26일로 예정됐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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