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 정부의 무분별한 신도시 추진정책과 안일한 대책에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인천 검단, 파주 운정 등에서 아파트 분양을 추진했던 건설사들도 미분양과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계약자들의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계획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곳곳에서 집단행동에 나서며 순탄치 않을 3기 신도시의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5일 일산동구청 앞에는 일산과 파주, 검단신도시연합회 소속 주민 5000여 명이 모여 3기 신도시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2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약 1.7㎞ 떨어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 사무실까지 행진해 ‘김현미 아웃, 3기 신도시 철회’ 등을 외치고 해산했다. 일산신도시연합회 측은 이날 성명에서 “입주 폭탄으로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는 지역에 꼭 이랬어야만 했는가. 3기 신도시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연합회 주민들은 내달 1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서울과 일산의 경계면에 대규모 입주로 인한 교통정체가 예상되는데도 교통대책이 전혀 없는 3기 신도시는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1·2기 신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섰던 건설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하철 경의중앙선 일산역 인근에 지난달 분양한 A 건설사 주상복합 아파트는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해약을 요구하는 계약자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검단 신도시도 미분양이 본격화 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 계획을 믿고 기존 신도시 토지를 분양받았는데 이제 와서 3기 신도시를 추진한다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라면서 “(정부는) 돌발적인 대책보다는 기존 신도시의 광역교통 개선 등 인프라 구축에 더 신경 썼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3기 신도시 조성이 서울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25주 연속 하락하며 최장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도시 건설은 최소 수 년이 소요되는 데다 변수가 많아 집값 안정화를 도모할 지는 미지수다.

김동환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장은 “국토교통부가 현재까지 공개한 남양주와 고양·하남 등 서울 외곽 등지에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서울 집값 안정을 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의견 수렴 등을 충분히 거친 후 3기 신도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정책의 큰 방향은 기존 도시와 어우러지는 신도시가 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기존 도시에 과감한 지역 재투자도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지역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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