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LGU+ 손잡고 안방 습격…압박받는 KT·SK
넷플릭스, LGU+ 손잡고 안방 습격…압박받는 KT·SK
  • 백종모
  • 승인 2018.05.04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LG 유플러스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한국의 안방을 노리는 모양새다.

2일 LG유플러스는 넥플릭스와의 프로모션 이벤트를 발표했다. 6월 말까지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에 신규 가입하는 이용자에게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아직 공표되지는 않았으나 LG유플러스의 IPTV에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계약도 협상 막바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께 서비스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범인은 너 제작발표회' ⓒ 스마트경제DB
사진='범인은 바로 너!' 제작발표회 ⓒ 스마트경제DB

 

- 공중파까지 압도…한국에 대한 넷플릭스의 물량 공세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콘텐츠 제작에 80억달러(8조6천억원)을 투자하면서 한국 콘텐츠에도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지상파와 방송 채널사용사업자(PP)를 통틀어 국내 방송사들의 한 해 총제작비 약 2조 6천억원(2016년 기준)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560억원을 투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극장과 넷플릭스에 동시에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자체 제작 콘텐츠를 내놓는다. 

4일 첫선을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에는 국민 MC 유재석을 비롯해, 안재욱, 김종민, 이광수, 박민영, 엑소 세훈, 구구단 세정 등이 출연하며,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았던 '런닝맨' 출신 PD들이 제작을 맡았다. 김주형 PD는 "'런닝맨'에서는 특집에서나 가능한 규모의 것들이 매회 있었다. 카메라를 100대 이상 동원했다"며 공중파를 능가하는 스케일을 암시했다.

사진=YG 엔터테인먼트
사진=YG 엔터테인먼트

이어 10월경 첫 한국 드라마 '킹덤'을 내놓을 예정이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손을 잡고 배두나, 주지훈, 류승룡이 출연하는 판타지 사극이다. 천계영 작가의 웹툰 원작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도 올해 안으로 방영될 가닥을 잡고 있다.

빅뱅 승리를 내세운 예능 'YG전자'에는 대성, 아이콘, 위너, 산다라박, 지누션, 블랙핑크, 원 등이 YG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음악의 신'을 연출한 박준수 PD가 연출을 맡았다. 

최근 넷플릭스는 국내에 상주하는 콘텐츠 팀을 구축했다. 한국 내 콘텐츠 제작을 가속화 하는 한편, 한류 콘텐츠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사진=LG 유플러스
사진=LG 유플러스

 

- 넷플릭스와 LGU+ 맞손, 업계 지형도 변화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계약으로 IPTV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가입자 기준 IPTV 시장점유율은 KT 48.6%, SK브로드밴드 28.4%, LG유플러스 23.0%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8월 구글의 '유튜브 키즈' 콘텐츠를  IPTV에 도입한 뒤 톡톡한 재미를 봤다. 지난해 연간 354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5.6% 늘어난 수치다. 가입자 증가 폭은 3사 중 가장 컸다. 

IPTV와 넷플릭스 콘텐츠의 결합 상품을 합리적으로 내놓으면 시장의 반응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남는 게 없다…압박받는 KT·SK

우려되는 것은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의 계약 조건이다. 

넷플릭스는 해외 진출 시 점유율이 낮은 업체와 먼저 계약하는 전략을 써왔다. 점유율이 낮은 업체에 불리한 조건을 관철한 뒤, 상위 사업자를 압박하는 방식이다.

국내 케이블TV와 계약 시 9(넷플릭스)대 1(국내업체)'의 높은 수익 배분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LG유플러스와의 계약에서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적절한 망 이용료를 받지 못할 우려도 있다. 넷플릭스의 영상이 대부분 고화질에 장편이기 때문에 국내 통신망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적절한 이용료를 받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큰 손해를 떠안게 된다.

더구나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이 진행 중인 망 이용료 협상이 마무리 단계인 상황에서, 넷플릭스와의 망 이용 계약이 협상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수익은 적고 망 이용료 부담이 커지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남는 것이 없다. 단기적으로 이용자 확보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넷플릭스의 조건을 무리하게 수용할 경우, 향후 KT와, SK 또한 불리한 계약 조건을 제시받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넷플릭스가 여러 업체와 계약을 맺게 되면 이용자 확보의 의미도 없어진다.

결국 국내 방송 통신계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