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백기사'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한시름 놓나
'델타항공 백기사'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한시름 놓나
  • 변동진
  • 승인 2019.06.21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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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4.3% 매입…향후 10%까지 높일 계획
조원태 우호 지분, 최대 38.93%까지 증가 전망
조원태·조현아·조현민, 父 조양호 전 회장 한진칼 지분 상속 문제 매듭짓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스마트경제] 미국 델타항공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상속 문제만 해결되면 그룹 경영권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미 규제당국의 허가가 나오는 대로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남극을 제외한 세계 모든 대륙에 325개 노선을 운항하는 세계 최대 항공사 중 하나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함께 19개 글로벌 항공사 동맹체인 스카이팀을 결성하고 있다. 양사는 최고 수준의 협력단계인 조인트벤처(합작사)도 설립해 한국과 미국 직항 13개 노선과 370여개 지방도시 노선을 함께 운항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2대 주주 KCGI와의 지분 경쟁에서 한시름을 덜게 됐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조원태,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매입에 KCGI 경영권 압박 한시름 덜어

현재 고 조양호 전 회장 보유 지분(17.84%)을 포함해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은 28.93%다.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KCGI 지분율은 15.98%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CGI가 목표 이상 수익률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지분 매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율을 20%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지분 4.3%를 확보하면서 조원태 회장 우호 지분율은 33.23%까지 늘었다. 여기에 10%를 추가 매입할 경우 우호 지분은 38.93%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경우 KCGI가 20%까지 늘리더라고 경영권을 위협할 수 없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KCGI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거부해 자금 조달도 쉽지 않다.

이로써 남은 문제는 고 조양의 회장의 한진칼 지분(17.84%)에 대한 상속이다.

◆한진그룹 경영권 안정, 남은 문제는?

현재 조원태 회장(2.34%)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한진칼 전무(2.30%) 등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비슷한 수준이다.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을 손실 없이 상속해야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 중 상당수가 담보로 묶여 26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삼남매가 아버지 지분 상속을 두고 치열하게 싸울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조짐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 과정에서 일부 드러났다.

한진그룹은 당시 의견합치를 이루지 못해 기한 내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결국 공정위는 직권으로 조원태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상속 문제와 관련해 조원태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대한항공 미디어 브리핑’에서 “가족들도 지금 많이 협의하고 있다”며 “아직 완료됐다고 말은 못 하지만 그래도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조양호 전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진칼 이사회 역시 오너 일가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인원들로 구성된 것 같다”며 “엄청난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조현민 전무를 다시 경영에 복귀시킨 것이 그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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