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경영' 신동빈, 한·일 오가며 내부·대외 영향력 강화…트럼프 재회할까
'셔틀경영' 신동빈, 한·일 오가며 내부·대외 영향력 강화…트럼프 재회할까
  • 변동진
  • 승인 2019.06.27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빈, 사우디 왕세자 회동…중동 진출 가능성 높은 사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스마트경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내부결속은 물론, 대외 영향력을 높이는 가시적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일각에서는 오는 29~30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차 면담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6일 오전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이사로 재선임됐다. 또한 현지 경영진을 만나 호텔롯데 상장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양대축으로 한 과도기 상태다. 당초 신 회장은 일본계 주주가 100% 지배하는 호텔롯데 상장해 일본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리고, 롯데지주와 합병해 지주체제를 완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영 비리에 따른 검찰 수사와 70억원 뇌물공여 혐의 재판 및 구속 등으로 상장작업이 중단됐다.

신 회장과 일본 경영진이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관련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내부결속을 더욱 강화하는 성과도 냈다.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現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제출한 ‘셀프 이사선임’이 또 다시 무산됐기 때문이다.

◆日 롯데서 내부결속 강화한 신동빈, 韓 도착해 거물급 사업 파트너 찾아

주총을 마친 이후 신 회장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날 저녁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동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그룹 총수들도 참석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5대그룹 총수들과 글로벌 경제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사우디에 대한 투자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AI(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위주로 국가 경제를 바뀌겠다는 ‘비전 2030’을 2016년에 발표하고 565조원을 들여 ‘미래형 신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내에서 사우디와 협력이 기대되는 계열사는 롯데정보통신으로 꼽힌다. 롯데정보통신은 오너 일가 지분이 없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진 않지만, 지난해 내부거래비중이 95.9%(매출 6912억원 중 6631억원)에 달해 자생력이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사업 파트너가 필요한 만큼 사우디로 진출한다면 이를 전초기지로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 등 광범위한 중동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은 이날 하루 ‘셔틀경영’으로 내부 결속과 함께 새로운 사업 파트너도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셔틀경영은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이 한 달씩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시행했던 ‘일체형 롯데 경영’을 말한다.

◆신동빈·트럼프, 한국서 2차 면담할까

신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29~30일 방한)의 재회 가능성도 점쳐진다. 두 사람은 롯데케미칼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31억 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하면서 지난달 백안관에서 회동한 바 있다. 국내 대기업 총수가 백관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것은 신 회장이 처임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무역분쟁 이후 국내 기업을 압박하며 자국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트럼프 집권 이후 한국 기업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단행했고, 미국에 호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재회할 명분도 충분하다.

신 회장 역시 사업 영토 확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재회를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응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연달아 만난 투자와 협력을 논의한 것이 그 방증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복귀 후 수차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경영 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여기에 사업 진출 가능성이 높은 국빈까지 연이어 회동하는 등 민간 외교관 겸 기업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