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들, 탈권위 ‘소통경영’ 러시…“우리 소통합시다”
시중은행장들, 탈권위 ‘소통경영’ 러시…“우리 소통합시다”
  • 복현명
  • 승인 2019.07.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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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주의·서열주의 타파 위해 ‘앞장’
직원들과 거리감 좁혀 내실 경영
이대훈(좌측 상단, 시계방향) NH농협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각 사.
이대훈(좌측 상단, 시계방향) NH농협은행장, 지성규(우측 상단 가운데) KEB하나은행장, 김도진(우측 하단 오른쪽) IBK기업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시중은행장들이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각 사.

[스마트경제] 시중은행장들이 ‘보수적’이라는 은행의 수직적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직원의 내실을 탄탄히 해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성장에 반영하겠다는 움직임으로 직원 중심 경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장들은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 ‘디지털 콕핏’으로 주 1회 출근

먼저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달 19일부터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매주 1회 편안한 캐주얼 복장으로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마련된 ‘디지털 콕핏(Cockpit)’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이 행장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입주 핀테크 관계자들과 임직원들을 만나 타운홀 미팅을 가지는 등 수평적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으로 이 곳에서 디지털 전략과 방향을 협의하고 조율하고 있다. 특히 NH디지털혁신캠퍼스 내에서는 ‘은행장’이라는 호칭 대신 ‘디지털 익스플로러(Digital Explorer)’를 택해 국내에서 새로운 디지털 금융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또 지난 4월에는 임직원들과 함께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거나 식사를 함께하는 ‘은행장과 함께(With CEO)’ 프로그램 행사를 매월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직원이 행복한 은행을 만들자”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역시 직원들과의 격식 없는 소통을 하고 있다. 지 행장은 평소 “무엇보다 직원들이 행복한 은행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소통과 배려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직원들이 진정한 일의 의미와 가치를 찾고 성취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직원이 즐겁게 다닐 수 있는 조직 문화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직원들의 행복을 위한 시네마 데이 행사인 ‘와글와글 무비 치어스’에 참여해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으며 영화 관람전에는 행사 참여 직원들과 함께 치킨과 맥주를 함께 하기도 했다. 또 ‘은행장과 함께하는 소통과 공감’ 생방송 간담회를 개최하고 직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직접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영업본부장, 지점장과의 소통은 물론 팀장, 책임자, 행원 등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듣는 등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허인 국민은행장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든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든다”고 강조하며 기업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관료주의·서열주의를 타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기존의 ‘통일성 추구’라는 명목 하에 획일적 틀로 작용했던 직원 유니폼을 지난 5월부터 전면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의 자율성과 수평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의도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평적 소통을 위해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은행장 월례조회를 없애고 행장 조회사를 신년사·4월 2분기·7월 하반기·11월 통합 국민은행 창립기념일 등 연 4차례만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상명하복식 지시 문화를 없애고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허 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며 직원과의 공감소통을 지속하고 있다. 서울 3회, 수도권 4회, 지방 8회 등 총 15회에 걸쳐 전국 곳곳을 방문하며 회당 약 70명씩 총 1000명의 직원들을 직접 만나 영업 현장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직접 청취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 ‘번개의 신’…직원들과 수시로 번개 저녁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직원들과 저녁 번개 모임을 수시로 갖고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일 오전 은행 내 인트라넷에 당일 즉석 만남을 제안하고 선착순으로 참여를 희망한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 2017년 취임 첫 해 직원 35명과 처음으로 ‘번개의 신’ 행사를 가진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은행장과 격식 없이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행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장들이 권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낮춰 직원들의 눈높이에서 워라밸 실현과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조직문화 혁신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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