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업계, 중고차 금융 장악력 확장 ‘혈안’
캐피탈 업계, 중고차 금융 장악력 확장 ‘혈안’
  • 복현명
  • 승인 2019.07.1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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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KB캐피탈 중고차 금융시장 1위 차지 ‘치열’
9월부터 중고차 가격 110%까지만 대출 가능
캐피탈업계가 중고차 금융 시장에서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사진=현대캐피탈·KB캐피탈.
캐피탈업계가 중고차 금융 시장에서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사진=현대캐피탈·KB캐피탈.

[스마트경제] 최근 은행권을 비롯해 저축은행·카드사 등이 중고 자동차 금융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캐피탈 업계가 평균 2%포인트의 낮은 금리를 무기로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대기업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부 은행계 캐피탈 업계가 중고차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어 영세매매상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캐피탈 업계에서 중고차 금융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현대캐피탈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캐피탈의 중고차 금융 취급액은 약 1조6000억원 규모로 온라인 중고차 검색 서비스인 ‘중고차 실매물 검색’ 서비스와 함께 지난 4월에는 대형 중고차 매매업체인 SK엔카와 손잡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중고차 시장 조성을 위한 금융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SK엔카를 이용하는 고객이 보다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SK엔카 중고차 고객을 대상으로 현대캐피탈이 운영중인 ‘디지털 자동차금융 신청 시스템’을 적용해 무서류, 무방문으로 중고차 금융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과 SK엔카가 손을 맞잡은 이유는 중고차 시장에서 2위인 KB캐피탈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KB캐피탈의 경우 올해 초 매물 등록대수가 11만대를 넘어서며 SK엔카를 제치고 국내 최대 중고차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인 KB차차차가 간편한 시세 정보 제공으로 고객을 유입하고 있어서다. 또 KB캐피탈의 중고차 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3806억원으로 현대캐피탈과의 격차가 약 2000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2014년 KB캐피탈이 KB금융그룹에 편입될 당시 중고차 금융자산이 80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년만에 1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이에 올해 3월 영남권 최대 규모로 건설되는 ‘부산 오토필드’ 중고차 매매단지 운영 시행사인 에이제이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입점 매매상사의 차량 모두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 회원으로 가입하게 했으며 2017년에는 경기 김포 중고차매매단지에 70억원~90억원 규모의 후순위 투자를 통해 매매단지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듯 캐피탈 업계가 중고차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는 이유는 중고차 시장의 연간 평균 거래액이 약 30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고차 시장 선진화 정책으로 중고차의 평균 시세를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중고차를 구입하면 구입 금액의 최대 1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은행계 캐피탈사의 경우 조달금리가 낮음에도 여전히 고금리(평균 15%~16%)로 취급하고 있으며 자본력이 있는 캐피탈사의 진출로 인해 영세 중고차 업자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오는 9월부터 중고차 공정가격 부재로 인한 과다대출, 금융소비자 보호 소홀 등 불건전한 영업 관행이 지속되자 중고차 대출한도(중고차 구매비와 부대비용)를 시세의 110%까지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여신금융협회도 중고차 금융의 정보 제공을 위해 홈페이지에 중고차 시세 정보를 공개하고 안내문을 주기적으로 공지하는 등 ‘대출 금리 비교공시시스템’의 활용도도 높일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차가 출시되는 기간이 짧아지며 중고차를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 다른 업권도 진출하고 있다”며 “경쟁이 심화되며 중고차 금융 시장에서 캐피탈사의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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