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언급에 강남재건축 “나 떨고있니”
분양가상한제 언급에 강남재건축 “나 떨고있니”
  • 이동욱
  • 승인 2019.07.15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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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매수 관망세로 돌아선 재건축 시장
강남선 5천만원 낮춰도 매수자 꿈쩍 안 해
“공급 줄면서 주거안정에 역행할 수 있어”
정부가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기 위해 주택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하면서 강남 재건축 매매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서울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기 위해 주택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하면서 강남 재건축 매매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서울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마트경제] “최근 분양가 상한제 부활 가능성이 커지면서 매수 문의가 뚝 끊겼습니다. 매도자들은 5000만원을 낮춰서라도 팔겠다고 하는데 매수자들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요.” (송파구 잠실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민간 택지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검토하는 방침을 공식화하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기 위해 주택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하면서 강남 재건축 매매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건축 원가와 사업자의 적정 이윤을 더해서 분양가를 계산한다. 대개 일반 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는데, 분양가가 낮아지면 조합원의 부담이 커진다.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당초 계획했던 분양가보다 낮은 값에 분양해야 해 사업성이 떨어지고 정비사업이 위축되면서 재건축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크다. 매수 문의는 넘치는데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였던 일주일 전과 비교해 분위기가 완전히 딴 판이 된 것이다.

이미 지난해 최고가에 육박한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추격 매수가 거의 없다. 

서울 강남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호가가 20억원을 넘기도 했으나 분양가 상한제 확대 방침 이후 5000만원가량 빠진 상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의 경우 전용면적 76㎡를 18억원에 팔겠다던 집주인이 호가를 17억7000만원으로 3000만원 낮췄지만 매수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비강남권 재건축 단지들도 현재 매수자들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매매거래가 활발했던 마포구 성산시영 아파트 일대도 분양가 상한제 이슈로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면적 50㎡는 지난 6월 7억4000만원에 팔렸으나 현재 7억원짜리 급매물도 거래되지 않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가 아직 구체화된 게 없다보니 매도·매수자 모두 일제히 관망하는 분위기”라면서 “새 규제로 인해 문의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단기 급등 피로가 맞물려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인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떨어지면 일반 아파트값도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새 아파트가 부족해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당장은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이 줄면서 서민 주거안정에 역행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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