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일본 스마트폰, '멸종 위기론'까지 나오는 사정
[취재수첩] 일본 스마트폰, '멸종 위기론'까지 나오는 사정
  • 백종모
  • 승인 2018.05.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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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XPERIA ZX2/ 사진=소니
소니 XPERIA ZX2/ 사진=소니

 

'멸종 위기 일본계 스마트폰'. 이러한 자조적 표현까지도 나올 만큼 일본 스마트폰 산업의 상태가 좋지 않다.

21일 일본 경제지 도요게이자이(동양경제)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전하며 이와 같은 표현을 썼다. 

"저렴한 중국계 스마트폰도 기능이 높아져, 성능에서의 차별화가 어려워 졌다"며 일본 스마트폰의 위기를 지적했다.

일본 스마트폰 점유율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중국 스마트폰은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시장조사 회사 MM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50%), 샤프(13%), 소니(12%), 삼성(6%), 후지쯔(5%)순이다. 

일본 주요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30%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국산 비율은 74% 정도다. 2017년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56.2%, 애플 17.7%, LG전자 17.4%(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조사 결과)였다.

소니와 후지쯔는 전년 대비 각각 1.6%, 1.1% 점유율이 감소했다. 특히 소니는 2년 전과 비교하면 6%나 점유율을 잃었다. 

게다가 중국제 스마트폰의 약진이 무섭다. 2017년 일본 심프리폰(SIM FREE·심카드 제한이 없는 언락폰) 점유율에서 화웨이는 1위(점유율 31.5%)를 차지했다. 현재 일본 가격비교 사이트 가카구닷컴 주간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화웨이 제품(P10)이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화웨이의 최신 프리미엄폰 'P20 PRO'가 일본에서 곧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P20 PRO'는 미국 IT매체 지디넷(ZDnet)이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선정한 제품이다. 총 3개의 렌즈를 장착해 카메라 성능이 압도적이다.

 

화웨이 P20 PRO / 사진=화웨이
화웨이 P20 PRO / 사진=화웨이

또다른 중국의 강자 오포(OPPO)도 올해 2월부터 일본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개시하고 있다.

삼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삼성은 지난 18일 일본에서 ‘갤럭시 S9’을 발매하고 대대적인 마메팅을 펼치고 있다. 인기 탤런트 이나무라 아미를 동원해 슬로우 모션 영상 촬영기능을 부각시켰다 삼성은 2017년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위(5.9%)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언론이 '멸종 위기'라는 표현까지 쓴 것이다.

소니는 스마트폰 사업 부문에서 올해 1분기 276억엔(약 268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도 150억엔(약 1459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22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니 요시다 사장은 "모바일 분야는 다른 사업 분야의 축이 되며, 다른 사업의 안정성과 이어진다"며 스마트폰 사업 지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소니는 5G 기술 축적 및 타제품과의 연계에 스마트폰 사업이 중요하다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도요게이자이에 "소니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철수하지 않는 이유는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로봇 애완동물 '아이보'과 같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기기를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샤프의 경우 2017년 한 해 동안 지난해 대비 3.3% 성장한 13.6%의 점유율을 기록, 소니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스마트폰 제품군 단일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샤프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도요게이자이는 "올해 발매된 신형 아이폰이 샤프의 LCD 패널 대신 JDI 제품을 사용될 전망이어서, 샤프가 LCD 생산 재고분을 처리하기 위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는 업체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자국 언론에서도 지적하고 있는 위기를, 일본 스마트폰 업계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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