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터질게 터졌다 '배그 대 포나' 표절 분쟁 발발
[해설] 터질게 터졌다 '배그 대 포나' 표절 분쟁 발발
  • 최지웅
  • 승인 2018.05.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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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인 표절 시비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엔 전 세계 배틀로얄 장르의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PC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가 표절 문제를 놓고 법정 공방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월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펍지는 에픽게임즈코리아를 상대로 포트나이트의 국내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펍지 측은 "포트나이트가 배틀그라운드의 주요 특징을 그대로 베꼈다"며 저작권 침해 금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포트나이트를 개발 및 서비스하는 에픽게임즈의 한국 법인이다. 서비스 권한은 본사인 에픽게임즈에 있지만 포트나이트 한글화와 사전 예약 등 국내 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업무는 한국 지사에서 수행하고 있다. 이에 펍지 측이 본사가 아닌 한국 지사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PC 온라인 플랫폼 스팀에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100인의 이용자가 고립된 지역에서 무기와 탈 것을 수집한 후 최후의 1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서로 겨루는 배틀로얄 게임이다.

포트나이트는 같은 해 7월 출시된 FPS(1인칭 슈팅) 게임이다. 출시 초기에는 성벽을 쌓아 수비하는 '세이브 더 월드' 모드만 존재해 배틀그라운드와 표절 시비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에 배틀로얄 모드를 새롭게 추가하면서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모드가 배틀그라운드의 외형 및 특징을 베꼈다는 게 펍지 측의 주장이다.

실제로 포트나이트의 배틀로얄 모드는 배틀그라운드처럼 100명의 이용자가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용자들을 한곳으로 모아 싸우게 유도하는 경기 제한 구역 시스템을 비롯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아이템 종류 등이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시 이 같은 표절 논란이 불거지자 펍지의 모회사인 블루홀은 "포트나이트 배틀 로얄 모드의 게임성과 핵심요소, 게임 UI 등이 배틀그라운드와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대응을 고민 중"이라며 "파트너 관계에 있는 에픽게임즈가 유사한 게임 모드를 내놨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표절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100명 중 1명만 살아남는 배틀로얄 장르의 특징을 배틀그라운드만의 고유 게임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포트나이트는 총쏘기 외에 건물을 짓는 액션 빌딩 요소를 가미했다. 게임 내 목재나 벽돌, 강철 등을 수집해 엄폐물을 만들거나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배틀그라운드와 차별화됐다.

특히, 표절 시비를 판가름하는 주요 잣대로 여겨지는 그래픽과 시각적 부분에서 두 게임은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배틀그라운드가 현실적인 그래픽을 강조한 반면, 포트나이트는 애니메이션과 같은 아기자기한 이미지를 풍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계는 잘된 게임을 그대로 베껴서 만든 게임이 성공할 정도로 표절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며 "때문에 표절할지라도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기조가 강하게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포트나이트는 배틀로얄 모드를 적용한 이후 배틀그라운드를 위협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이 게임은 동시접속자 340만, 전체 이용자 수 4500만을 기록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제치고 시청자 수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게다가 무료 게임인 포트나이트는 유료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보다 신규 이용자 유입이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펍지가 포트나이트의 인기 상승세를 꺾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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