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터 히트 상품 'AKB48 총선거'…이제 한국을 노린다
日 엔터 히트 상품 'AKB48 총선거'…이제 한국을 노린다
  • 백종모
  • 승인 2018.06.0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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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B48 / 사진=스마트경제DB
AKB48 / 사진=스마트경제DB

 

일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히트 상품인 'AKB48 총선거'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오는 6월 16일 일본 나고야 돔에서 개표가 진행되는 10회 AKB48 총선거의 투표가 지난 29일 시작됐다. 

이번 AKB48 총선거는 Mnet '프로듀스48'과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위 후보로 꼽히는 멤버들이 동시에 Mnet '프로듀스48'에도 참여하기 때문이다. 

'프로듀스48'은 Mnet의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과 'AKB48'의 시스템을 결합한 리얼 예능 프로그램으로, 팬 투표로 인해 선발된 멤버들이 한일 양국에서 활동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2017 MAMA in Japan'을 통해 한국과 일본에 처음 공개된 뒤 한일 양국의 아이돌 선발 시스템을 결합한 프로젝트로 관심을 끌고 있다.

SKE48 마츠이 쥬리나(지난해 3위), HKT48 미야와키 사쿠라(지난해 4위)는 일본 매체들이 꼽은 이번 AKB48 총선거의 유력한 1위 후보자로, '프로듀스48'에도 참여한다. 특히 미야와키 사쿠라는 '프로듀스48'의 첫 무대에서 센터(가장 주목을 받도록 한가운데 서는 멤버)를 맡아 주목을 받고 있다. 미야와키 사쿠라는 지난 10일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공개된 프로듀스48'의 단체곡 '내꺼야(PICK ME)' 무대에서 센터를 맡았다. 첫 무대에서 센터를 맡은 멤버는 최종 멤버 선발 가능성도 높아진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1과 시즌 2에서 첫 무대 센터를 맡은 최유정과 이대휘가 모두 최종 11인 멤버에 든 전례도 있다.

마츠이 쥬리나·미야와키 사쿠라(좌측부터) / 사진=Mnet
마츠이 쥬리나·미야와키 사쿠라(좌측부터) / 사진=Mnet

 

특히 '프로듀스48'의 첫 방영일이 6월 15일로, AKB48 총선거 전날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프로듀스48'을 통해 모인 국내 시청자들의 관심을 AKB48로 유도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만약 마츠이 쥬리나와 미야와키 사쿠라가 한일 양국에서 핵심 멤버로 활동하게 된다면 AKB48이 한국에서도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제10회 AKB48 총선거에는 지난해 1위, 2위를 차지한 멤버를 비롯해 최근 몇 년 간 16인에 선발된 멤버들 다수가 총선거에 불참을 통보했다. 덕분에 마츠이 쥬리나와 미야와키 사쿠라가 1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AKB48 총선거는 '세계 선발 총선거'라는 타이틀을 걸고 국제적으로 치러진다. 태국과 대만 그룹인 'BNK48'과 'TPE48' 멤버에게도 후보 등록을 허용했다. 다만 BNK와 TPE48 태국과 대만인 멤버들은 대부분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그룹 중 소수를 차지하는 일본인 멤버들만 총선거에 참여한다. 당초에는 인도네시아그룹인 'JKT48'도 참가한다고 보도됐으나 은근 슬쩍 빠졌다. 라마단 기간과 총선 일정이 겹친다는 것이 불참 이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KB48 총선거'는 AKB48이라는 그룹을 성공시킨 핵심 전략이지만, 10년째 이어지면서 한계점도 드러나고 있다.

AKB48은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을 콘셉트로 2005년 결성된 일본의 걸그룹으로, 결성 초기에는 소규모 공연을 이어가며 긴 무명 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메인 무대에 서는 멤버들을 팬들이 직접 투표로 결정한다는 '총선거' 콘셉트가 히트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특히 일본의 음반 시장이 급격히 침체하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부터 전성기를 맞아, 더욱 그 성공이 부각됐다. 팬이 총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CD를 구매해야 한다는 전략으로, 음반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내놓는 앨범마다 10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사진=Mnet
사진=Mnet

 

'AKB48 총선거'는 일명 '메이저 싱글 앨범'에 참여할 멤버 16명을 뽑는 행사로, 특히 1위를 차지한 멤버는 16명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센터'로 활동하며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그 때문에 팬들은 좋아하는 멤버의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비를 들여 CD를 구매했다.

AKB48은 '총선거'와 '만날 수 있는 아이돌' 콘셉트를 결합해 자매 그룹을 잇달아 결성하는 방식으로, 그룹 수를 불려나갔다. 일본 주요 도시별로 SKE48(나고야), NGT48(니가타), NMB48(오사카), STU48(히로시마), HKT48(큐슈) 등의 자매 그룹을 결성시켰으며, 현지 기획사와 공동으로 JKT48(인도네시아), BNK48(방콕), MNL48(필리핀), TPE48(대만), MUM48(인도) 등의 해외 그룹도 만들었다. 중국에도 SNH48을 결성했으나, 현지 기획사와의 계약 문제로 AKB48과 관계가 끊긴 상태다.

초기에는 사회 현상이라 불릴 만큼 이목을 끌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프로듀스48' 첫 무대에서 센터로 나선 미야와키 사쿠라 / 사진=Mnet 방송화면
'프로듀스48' 첫 무대에서 센터로 나선 미야와키 사쿠라 / 사진=Mnet 방송화면

 

지난해 AKB48 총선거 방송은 평균 9.7%(1부 6.1%, 2부 13.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013년 14.5%(이하 1·2·3부 평균치)에서 2014년 12.4% 2015년 12.2%, 2016년 10.8%로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 지난해 총선거의 경우 최종 결과 발표가 있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면 타 채널의 평일 방송보다 시청률이 낮았다고 한다.

총선거에 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총선거를 거쳐 선발된 아이돌 멤버들 또한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점차 팬이 아닌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벤트가 되고 있다.

AKB48은 새로운 팬들의 유입이 절실하다. 이들은 총선거에서까지 '프로듀스48'과의 접점을 두면서 한국 팬을 향한 구애의 손길을 뻗고 있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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