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가 뿔났다…260억 보상금 두고 벌어진 갈등
출판계가 뿔났다…260억 보상금 두고 벌어진 갈등
  • 백종모
  • 승인 2018.05.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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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페이스북
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페이스북

 

출판물에 대한 수업 목적 보상금의 분배 문제를 둘러싸고 출판단체와 저작권 단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판협)가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 탈퇴라는 강수를 꺼내 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28일 출판협 윤철호 회장은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복전협을 탈퇴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해 출판인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공지했다.

수업 목적 보상금은 대학가에서 수업 목적으로 저작물의 일부분을 복제·배포·공연·방송·전송할 경우 학생 1인당 1,100~1,300원의 보상금을 납부하도록하는 제도다.  

저작권법 62조2항에 따르면 수업목적이용저작물 보상금은 저작권자의 수령권만 인정되고 있다. 도서관복제보상금의 경우 출판권자와 저작권자 모두에게 보상금 수령권이 인정되는 것과 상반된다.

출판협은 이 문제를 두고 문체부와 대립해왔다. 윤 회장은 "출판사도 저작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구해 왔으나 문체부에서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복전협은 교과용 도서보상금, 도서관보상금, 수업목적보상금, 수업 지원목적보상금 등을 문체부의 신탁을 받아 분배하는 사단법인이다. 출판협은 "복전협에 2017년까지 약 260억원의 미분배금이 발생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출판협은 복전협은 문제부가 아닌 저작권자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회장은 "복제협에서 출판협의 의결권을 축소시키고, 문체부 관료 출신인 인사를 차기 이사장으로 추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7월 있을 이사회에서 문체부 성향의 인사를 이사장으로 선출시키기 위해 출판협의 의결권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것이 윤회장의 주장이다.

현재 복전협은 회원사의 성격이나 규모에 따라 차등한 의결권을 두고 있다. 출판협의 경우 복전협에 4명의 이사를 파견하고 있다. 출판협에 따르면 지난 3일 복전협 총회에서 단체당 1명의 이사 추천제로 전환되는 안이 의결됐고, 준회원이던 4개 단체가 정회원으로 승격돼 의결권을 획득했다.

윤 회장은 이에 대해 "문체부 전직 관료 출신 인사가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된 것과 다름없다. 이사회 통과를 위해 동조 단체들을 정회원으로 가입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회장은 "복전협은 저작권자와 출판권자가 만든 민간단체에 수백억을 넘나드는 보상금이 조성되기 시작한 시점에 복제협이 출판권자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복전협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출판협 관계자는 30일 "탈퇴 문제에 대해서 출판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의견이 정리되는 대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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