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 전자 지분 1.4조원 매각…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삼성생명·화재, 전자 지분 1.4조원 매각…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 최지웅
  • 승인 2018.05.3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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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순환 출자 고리로 얽혀 있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31일 삼성전자의 주식 1조 4000억원어치를 처분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을 앞두고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금산법)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이 정부와 여당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중 2700만주(0.45%)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총 1조3851억원 규모로, 삼성생명이 2298만주(0.38%ㆍ1조1,791억원), 삼성화재 402만주(0.07%ㆍ2060억원)다. 매각은 31일 주식시장 개장 전 블록딜을 통해 이뤄진다. 매각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맡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2회에 걸쳐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삼성생명(삼성전자 지분 8.27%)과 삼성화재(1.45%)의 전자 지분율은 현재 9.72%에서 10% 이상으로 높아진다. 현행 금산법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선제적으로 10% 초과분에 대한 매각 작업에 나선 것이다. 블록딜 거래 후 양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각각 7.89%, 1.38%로 낮아졌다.

관련 업계는 향후 추가 매각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현재 국회에 보험사가 보유할 수 있는 계열사 지분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고, 자산의 3%(시가 기준)까지만 보유하게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26조원(30일 종가 기준)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한다.

정부의 계속되는 압박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삼성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겨냥해 지배구조 개편을 스스로 결정하라고 강하게 촉구한 바 있다.

삼성생명 측은 삼성전자의 지분 추가 매각 가능성에 대해 "재무건전성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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