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3년만의 설욕…MS, 구글 제치고 시총 3위 등극
[해설] 3년만의 설욕…MS, 구글 제치고 시총 3위 등극
  • 최지웅
  • 승인 2018.05.3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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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었다. 2015년 이후 3년 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이날 MS의 시총은 7490억달러(약 809조2000억원)를 기록해 알파벳의 7390억달러(약 798조4000억원)를 100억달러 차이로 추월했다. MS는 애플·아마존에 이어 시총 3위, 알파벳은 4위에 올랐다.

MS의 성장을 이끈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다. MS는 최근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지면서 1년 사이에 주가가 40%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8% 오르는 데 그친 알파벳과 5배 차이다.

MS와 구글은 수년간 시총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지난 2004년 기업공개(IPO)를 한 구글은 2012년에 시총에서 처음으로 MS를 추월했다. 이후 MS와 구글은 몇 차례 엎치락뒤치락하며 대결을 이어갔다. 그러나 구글이 2015년 지주사 알파벳을 설립하고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하면서 MS는 줄곧 알파벳에 우위를 내줬다.

자존심을 크게 구긴 MS는 지난 5년간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매출 성장을 꾀했다. 그 중심에 2014년 스티브 발머의 후임으로 CEO에 취임한 사티야 나델라가 있었다.

취임 직후 나델라는 2008년 MS가 클라우드 서비스 준비를 위해 비밀리에 조직한 '레드 도그'의 공식 명칭을 윈도우 애저에서 MS 애저로 바꿨다. 윈도우라는 폐쇄적인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또 그는 애저를 발전시키기 위해 세계 정상급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팀을 꾸리는 등 클라우스 사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의 매출은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클라우드 서비스인 '오피스 365'도 41%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클라우드 퍼스트’를 외쳐왔던 나델라 CEO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현재 MS의 클라우드 사업 규모는 아마존에 이은 업계 2위다. MS가 구글보다 클라우드 사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두 기업은 인공지능(AI)과 음성인식 등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MS가 이미 구글을 완전히 뛰어넘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MS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 창출을 꾀하고 있어 구글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MS의 매출 비중은 하드웨어와 게임 사업 부문이 35%, 클라우드 사업부문이 30%, 오피스 부문이 30%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반면 구글은 전체 매출의 90%가 광고 사업에서 나올 정도로 단일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하재식 일리노이주립대 교수는 "MS의 위상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시장가치 기준으로 미국 디지털 업체 중 아마존과 애플에 이어 3위"라면서 "그러나 이러한 시장가치보다 요즘 MS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공적인 가치를 중요시하는 MS의 경영철학"이라고 평가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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