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타임워너 합병 승인…통신·미디어 공룡 탄생 초읽기
AT&T-타임워너 합병 승인…통신·미디어 공룡 탄생 초읽기
  • 이덕행
  • 승인 2018.06.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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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T&T, 타임워너
사진 = AT&T, 타임워너

미국 2위 통신사 AT&T와 미국 3위의 종합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의 합병이 승인됐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으로 향후 통신업체와 미디어 업체 간의 결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3일(미국시각) AP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법무부의 반독점법 위반 주장을 기각하고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합병을 승인한 리처드 레온 판사는 "미 법무부가 이번 인수합병이 유료 TV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것이라는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AT&T와 타임워너의 850억 달러(약 92조 원) 규모의 합병 계약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AT&T는 1억 1465만 명의 가입자를 가진 미국 2위의 통신사업자다. AT&T는 기존 자사의 디렉트 TV를 비롯해 CNN, TBS, TNT 등 타임워너의 터너 네트웍스와 프리미엄 네트워크 HBO까지 확보함으로써 미국 최대 방송 플랫폼 사업자로 부상하게 됐다. 

두 회사의 합병 시도는 2016년 10월 두 회사가 공식적으로 합병 사실을 알리며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SKT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불발됐던 시기라 미국의 결정에 시선이 집중됐다. 두 회사 차원에서는 전혀 손해 볼 것 없었지만 시장 독과점을 우려한 규제 당국의 제재가 합병을 가로막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권력이 너무 집중된다"는 말로 두 회사의 합병을 우려했다. 이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도 불평등 경쟁에 대한 우려가 담긴 서면을 보내며 2년간 합병이 지체됐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브로드컴과 퀄컴의 합병을 반대하는 등 거대 기업 탄생을 저지하자 두 회사의 합병은 트럼프 임기 내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법원의 합병 승인을 이끌어냈다.

AT&T와 타임워너가 합병하면서 다른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간의 인수·합병 작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케이블 방송 배급사 컴캐스트는 21세기 폭스 인수를 위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버라이즌 역시 미디어 기업 CBS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경우는 어떨까. 전통적인 콘텐츠 강자였던 지상파 방송사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있다. 오히려 IPTV를 내세운 통신 사업자들과 케이블 TV 사업자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 서비스도 빈틈을 노리고 있다. 

미디어 시장에서 국경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인수·합병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아직은 소식이 없다. 다만 오는 27일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폐지됨에 따라 하반기에 대규모 인수·합병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덕행 기자 dh.lee@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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