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생중계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MBC·KBS·SBS 등 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방송 3사와의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월드컵 개막전이 치러진 14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서 양대 포털을 통한 개막전 중계는 무산됐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포털 업체는 월드컵 관련 특집 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집 페이지를 통해 선수 정보와 경기 일정 및 결과, 전력 분석 등 다양한 월드컵 소식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생중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랜다는 각오다.
1200억원까지 치솟은 월드컵 중계권료
양대 포털의 월드컵 중계 포기는 중계권료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주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중계권을 따오기 위해 1200억 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계권을 지상파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다른 사업자에게 다시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급증한 중계권료가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800억 원이던 중계권료가 이번 대회에서 1200억 원으로 오르면서 지상파 측이 요구하는 금액도 덩달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포털업체들은 "월드컵 분위기가 예년과 같지 않다"며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고 중계권을 확보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난색을 표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와 LG유플러스의 'U+비디오포털',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및 '푹(POOQ)TV' 등은 지상파 3사와 월드컵 중계권 협상을 마쳤다. 네이버와 다음이 아니더라도 PC나 모바일로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됐다. 월드컵 기간 동안 해당 서비스를 통해 무료로 경기를 감상할 수 있다.
네이버·다음, 월드컵 특집페이지 개설
아직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첫 경기(18일)가 치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계권 협상 타결 여부를 점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네이버는 개막 이후라도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고, 카카오는 일찌감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두 업체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월드컵 특집 페이지를 각각 개설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는 특집 페이지를 마련하고 32개 참가국 정보와 선수 통계, 주요 장면 영상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승리팀과 선제골 등 경기 결과 예측에 사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흥미도를 높였다. 지난 7일부터 시작한 '전경기 승부예측'에는 15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참여했다.
포털 다음도 월드컵 특별 페이지에서 대회 관련 정보는 물론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대화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카카오톡에서도 '#검색'을 통해 채팅방에서 월드컵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음성으로 제작된 월드컵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해 아쉽지만 카카오는 월드컵 특집 페이지의 ‘러시아 특집’ 메뉴를 통해 자체적으로 준비한 월드컵 관련 전문 콘텐츠를 독점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월드컵 이슈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