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VS 목적대로"…유니클로 vs ZOZO 대표 설전
"장난감 VS 목적대로"…유니클로 vs ZOZO 대표 설전
  • 백종모
  • 승인 2018.08.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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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자와 유사쿠 대표 / 사진=ZOZO
마에자와 유사쿠 대표 / 사진=ZOZO

일본의 대표적 의류 업체 유니클로와 떠오르는 신성 조조(ZOZO)의 대표 간의 설전이 뜨겁다. 이에 대해 21일 일본 경제 매체 마네포스트가 칼럼을 게재했다.

유니클로를 이끄는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69) 회장과, 'ZOZO(前 스타트투데이)'의 마에자와 유사쿠(42) 대표의 '감정 대립'이 일본 의류 업계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일본 의류 업계의 카리스마로 통한다. 야나이 회장은 아버지로 물려 받은 작은 옷가게를 세계적인 의류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마에자와 대표는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ZOZOTOWN(조조타운)'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신 IoT 기술을 접목한 신규 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ZOZO는 모바일 앱과, 신체 측정용 의상 'ZOZOSUITS(조조수츠·배송료 200엔에 무상 배포)'만으로 가정에서 맞춤옷을 주문할 수 있는 신개념 의류 브랜드 'ZOZO'를 올해 론칭했다. 마에자와 대표는 이 사업을 통해 10년 내 유니클로 수준으로 성장하겠다고 공표한 상태다. ZOZO의 시가 총액은 약 1조 3천억엔(약 13조 1227억원)로 유니클로의 5조엔의 1/5 수준이다. 마에자와 대표는 17세 연하의 인기 여배우 고리키 아야메와 열애 중으로 신문 연예면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관련 기사 - 日 의류브랜드 ZOZO…IoT혁신으로 유니클로 넘어설까?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6일자 기사에서 야나이 회장의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인터뷰 내용을 재조명했다. 기사에서 야나이 회장은 조조수츠에 대해 "장난감이다. 저런 걸 사서 일일이 귀찮게 측정하느니, 상점에서 점원이 측정해주는 것이 빠르다"고 혹평했다.

올해 7월 조조가 정장을 발표한 직후에는 "조조수츠는 좀 만화 같다. 그는 쇼맨이니까, 그런 쇼를 한 것 아닌가"며 웃었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 / 사진=패스트리테일링 홈페이지
야나이 다다시 회장 / 사진=패스트리테일링 홈페이지

 

야나이 회장의 '장난감 발언'에 대해 마에자와 대표는 SNS를 통해 "정말 그렇게 말했다면, 최고의 칭찬. 목적대로다. 더 웃겨서 (조조수츠로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주는 사람을 늘려나가겠다"고 SNS를 통해 화답했다.

마네포스트는 "야나이 회장과 마에자와 대표는 경영자로서의 이념도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야나이 회장은 '헤엄칠 수 없는 사람은 가라앉아야 한다'는 말을 즐겨할 정도로, 경쟁과 노력을 중시하는 타입의 리더. 반면 마에자와 대표는 '타인과 경쟁하는 것은 싫어한다', '일은 즐기며 해야 한다'는 주의로 주 3회 출근이나 6시간 노동을 추진하고 전 직원에게 동일한 급여를 지급하는 등 경쟁을 지양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자 인터넷판에 2008년 야나이 회장의 강연에서, 마에자와 대표가 질문 한 내용을 소개하며 두 사람의 대립을 부추겼다.

마에자와 대표는 당시 "왜 야나이 씨는 숫자나 규모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냐. 나는 매출과 이익의 이야기보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이념과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대해 듣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야나이 회장은 "당신은 자신의 회사에서 숫자를 만들고 나서 말하라"고 답했다고 한다.

마네포스트는 두 사람의 '진검승부'의 향방의 열쇠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쥐고 있다고 봤다. 

야나이 회장은 2001년부터 소프트뱅크의 사외 이사를 맡는 등 손 회장과 각별한 사이다. 손 회장은 2016년 자신의 유력 후계자였던 니케시 아로라를 퇴임시키고 자신이 사장을 연임할 때도 야나이 회장과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에자와 대표도 손 회장과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소프트 뱅크 본사에 초청돼, 내빈 용 욕조에 함께 들어간 적도 있다고 한다. 2011년에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과 합작으로 '조조타운 차이나'를 출범시켰다. 조조타운 차이나는 2013년 1월에 사업을 철수했지만, 손 회장과의 친분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재계 관계자들은 "야나이 회장과 마에자와 대표라는 업계를 대표하는 거물 경영자가 실제로 진검승부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손 회장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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