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해외건설] 현대家 ‘독주’… 삼성家 ‘부진’
[위기의 해외건설] 현대家 ‘독주’… 삼성家 ‘부진’
  • 이동욱
  • 승인 2019.1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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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현대Eng, 69억 달러 수주… 전체 40% 달해
삼성물산·삼성Eng, 27억 달러 그쳐… 전년 比 70% ↓
“중동 발주 감소… 수주 확대 위해 정부지원 절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위치한 통합가스개발 현장. 사진=현대건설 제공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위치한 통합가스개발 현장. 사진=현대건설 제공

[스마트경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통적인 해외수주 텃밭이었던 중동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해외 건설 사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는 부진을 이어갔지만, 현대家 건설사들의 수주액은 대폭 증가하며 약진하는 모습이다.

2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해외 수주액은 179억9671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해외 수주액은 지난 2015년 461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6년 282억 달러 △2017년 290억 달러 등을 기록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두 형제가 올해 1월부터 이달 26일까지 수주한 해외 사업의 계약금은 69억1111만 달러로 작년 동기(31억371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이는 전체 해외 수주액의 40%에 달하는 수치다.

두 건설사는 해외 일감 확보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달 터키 현지 합작회사와 손잡고 조지아에 수력발전소 공사 계약을 따냈다. 현대건설과 터키 현지업체 리막 합작회사는 조지아 JSC 넨스크라 하이드로(Nenskra Hydro)로부터 총 공사비가 7억3700만달러 규모 수력 발전소 공사의 낙찰의향서를 접수했다. 현대건설의 지분은 3억3200만달러(약 3886억원)이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개발 프로그램, 이라크 해수 처리 플랜트 공사, 우즈베키스탄 탈리마잔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콜롬비아 베요 하수 처리장 공사,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쿠르즈 정유공장 공사 등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신시장 지역에서 공사를 수행했다. 현재는 칠레 차카오 교량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주 1위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 인도네시아에서 39억7000만 달러 규모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가 발주한 프로젝트로 기존의 발릭파판 정유공장을 고도화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은 21억7000만 달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를 제외하고도 폴란드 플랜트 공사, 러시아 메탄올 플랜트 기본 설계, 콩고 정수장 건설 공사, 괌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 수주를 따냈다.

반면, 매년 해외 건설 사업에서 두각을 보인 삼성家의 올해 성적은 저조하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까지 26억8542만 달러 수주에 그치며 작년 동기(104억57만 달러) 대비 75%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1조원 이상의 치명적 손실을 안긴 호주 로이힐 참사 이후 불확실성이 큰 해외사업 비중을 축소한 상태다. 이에 올 3분기 해외수주 잔고도 9조95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상태다.

이같이 해외수주가 부진한 이유는 중동 지역 발주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동 산유국들은 유가 급락으로 재정 불안이 계속 되자 ‘탈석유 경제’를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은 국가개발계획을 수립과 동시에 탈석유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정과 유가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연말까지 수주 가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해건협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노력에도 저유가와 중동지역 정세불안 등으로 발주 자체가 줄고 수주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해외수주 확대를 위해 정부의 금융 지원 등 다방면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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