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국내 경제 바닥 다져, 성장 모멘텀도 약해”
[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국내 경제 바닥 다져, 성장 모멘텀도 약해”
  • 복현명
  • 승인 2019.11.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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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스마트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국내 경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며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 없으며 내년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지난달 최저 금리로 인하한 이후 향후 영향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내년 성장률도 2.3%로 전망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 전문.

▲올해 성장률을 2.0%, 내년을 2.3%로 예상했다. 국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내년 성장률은 세계 교육부진의 완화와 반도체 회복 등으로 올해보다는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더 확산될 가능성이 없다는 전제 하에 수출이나 설비 투자 등의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전망에서 반도체 경기 회복 정도와 시점, 미·중 무역분쟁의 진전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전문기관들의 예측을 참고해 내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지만 그 정도가 활황이었던 2018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내년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보면 우리 경제 성장 회복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문구에서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그 배경은.

중앙은행이 정책 결정하고 나서 그 결정에 영향, 효과를 살펴보는 것은 늘 상시하는 일상적인 업무다.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는데 두 차례 금리인하를 했기 때문에 그 영향에 대해서는 점검을 좀 강화해야겠다는 그 점을 강조한 차원에서 그런 문구를 넣었던 것이다. 의결문에 기준금리 효과를 지켜본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 향후 통화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을 시사하기 위한 점은 아니다.

▲홍콩사태나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변동성 확대로 인해 원화 변동성이 커졌다.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나라와 같은 일종의 소규모 개방경제의 경우에는 환율이 국내 금리 뿐 아니라 대외여건 등의 여러 가지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아 금리정책을 할때는 환율변동 그 자체보다는 그것이 국내금융과 경제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책운용에 반영하는 것이 맞다. 대외여건 불확실성으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커진 만큼 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유의해나가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

혹시 한국은행법상 국채매입이나 국가가 보증하는 유가증권 조항 등의 금리정책 외의 정책수단에 대해 연구중이라고 들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한은법상 기반이 마련된 국채매입 등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는가.

향후에 금리정책의 여력이 소진된다면 그럴 때엔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 활용 방안을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 관련 연구를 준비중이다. 현재는 특정수단을 염두에 두지 않고 주요국이 도입했던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는 그런 단계다. 현재 기준금리 1.25% 수준이 아직은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 이외의 여타 수준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오히려 그것이 오해 일으킬 수 있어서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겠다.

10월 금통위 이후 CD나 은행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은행간 자금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CD금리가 상승해서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예대율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시적으로 은행들이 CD발행을 확대한 것에 기인한 것이며 은행의 자금부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10월 금리인하 이후 국내은행의 콜 금리는 일평균 1.23%로 기준금리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는 한은이 원화 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함으로써 은행간 자금시장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한은은 앞으로도 단기 자금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한편 원화 유동성을 여유 있게 관리해나갈 계획이다.

내년도 경기 전망에 있어 핵심적인 불확실성은 미·중 무역갈등이다. 향후 분쟁 추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어떤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가.

미·중 무역분쟁은 한때 확대되며 관련 불확실성도 커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국간 1단계 협상 타결 여지가 생기며 상당하게 완화된 모습이다. 앞으로도 미·중 무역분쟁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 견해인데 이번 경제전망에도 이를 기본적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만약 예상대로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면 그에 따른 불확실성 역시 완화되며 투자증대와 글로벌 교역 확대에 이어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수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로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데 금융불안을 촉발할 분야가 있는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많은 나라에서 수익 추구 성향이 높아지고 있고 금융기관의 수익성은 낮아지는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축적되고 있는 점에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등 위험선호 경향이 강화되는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간 정부에서 거시건전성 정책을 꾸준히 펼친 결과 현재로는 금융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어느정도 억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계의 부채(레버리지)가 높고 부동산 시장으로 신용공급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 부동산 또는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유입 가능성을 각별히 경각심을 갖고 살펴볼 것이다.

현재 주택가격을 두고 여러 의견들이 많다. 향후 집값이 상승해도 금리 인하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가.

주택 가격은 여러 가지 견해가 상반돼 예단해서 말하기 어렵다. 주택매매가격이 현재 비수도권에서는 하락세가 멈췄고 수도권에서는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 주택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워낙 확고해 주택 매매가격의 방향성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단지 민간의 주택가격 기대심리와 정부 정책 효과과 어느정도 나타날지에 따라 시장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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