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개인형 퇴직연금 고객 유치 경쟁 ‘치열’…이유는?
은행권, 개인형 퇴직연금 고객 유치 경쟁 ‘치열’…이유는?
  • 복현명
  • 승인 2019.12.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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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의무화 움직임
시중은행 “우리에게 오세요”…수수료 인하 봇물
올해 6월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상위 5개 은행. 자료=은행연합회, 각 사.
올해 6월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상위 5개 은행. 자료=은행연합회, 각 사.

[스마트경제] 내년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 연금저축 등 모든 연금계좌 가입 고객이 금융사를 별도로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금융사로 기존 계좌를 옮길 수 있게 되자 은행권이 퇴직연금 수수료를 낮추는 등 신규 고객을 늘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지난 2017년(168조4000억원)과 비교해 약 12.8% 늘었다. 이 중 은행권의 규모는 약 100조원을 상회한다. 그러나 수익률은 좋지 못하다. 지난 2분기 기준 은행권의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연 1.48%로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1.5%보다도 낮다.

특히 지난해 연금계좌 이체 건수는 총 4만6936건(1조4541억원) 규모로 이 중 86.6%(4만669건)이 연금저축 간 이동이고 개인형 IRP 계좌 이체는 4770건(3390건)에 그쳤다. 이렇듯 개인형 IRO의 이체 건수가 적은 이유는 계좌 변경 과정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연금계좌 가입자는 계좌를 옮겨갈 신규 금융사를 한번만 방문하면 연금저축과 개인형 IRP 모두 계좌 이전을 할 수 있게 돼 은행권이 퇴직연금 수수료를 잇달아 낮추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1일부터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퇴직연금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이에 금융권 최초로 연금 수령 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고객 수익률에 중점을 두고 손실이 발생한 고객에게도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의 퇴직연금 전반에 걸쳐 개편을 진행했다.

또 기존 ‘마케팅 중심’의 조직구조에서 ‘고객·수익률 관리 중심’으로 조직체계를 강화해 고객 수익률 향상에 노력하고 있으며 ‘퇴직연금 자산관리 컨설팅센터’를 운영, 고객별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도 지난 10월부터 퇴직연금 수수료를 인하해 사회적경제기업, 사회복지법인, 아이돌봄서비스,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대상으로는 최대 50%까지, 사회초년생과 연금수령고객 등 개인고객에게는 최대 70%까지 수수료를 줄여주고 있다. 퇴직연금 고객군을 ▲만기 도래 상품 보유 고객 ▲저금리 상품 보유 고객 ▲손실이 난 고객 등으로 나눠 일대일 상담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부터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 개편'에 따라 IRP가입자 계좌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 주며 IRP 10년 이상 장기 가입 고객에게는 최대 20% 수수료 할인을 제공한다. 또한 연금방식으로 수령하면 운용관리수수료를 30% 감면해 주고 만 34세 이하 청년이 10년 이상 가입하고 연금으로 수령 시 최대 70% 수수료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지난 6월 은행권 최초로 사회초년생 퇴직연금 수수료를 대폭 인하해 만 19세부터 34세까지 IRP 가입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70% 인하했다. 또 만 55세 이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는 고객들에 대해 수수료를 80%까지 줄였다.

이렇듯 은행권이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에 나선 이유는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이 ▲2016년 1.58% ▲2017년 1.88% ▲2018년 1.01% 등으로 저조하자 고객들의 불만족을 수수료 인하라는 회유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도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한국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대표적인 절세 금융상품으로 분류되며 연말정산을 앞두고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의 움직임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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