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김봉진 배민 대표, 기업상장 효과에 경영권 강화까지 일석이조 얻었다
[해설] 김봉진 배민 대표, 기업상장 효과에 경영권 강화까지 일석이조 얻었다
  • 권희진
  • 승인 2019.12.1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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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독일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 '배민' 인수
생존경쟁 위협, 소상공인들과의 상생, 배달 기사들의 처우 개선 등 부담 작용한 듯
배달앱 시장 독과점 우려에 공정위 판단 남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우아한형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우아한형제.

[스마트경제] 국내 1위 배달음식앱 ‘배달의민족’이 배달앱 2위 '요기요' 독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며 배민 운영사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기업 상장 효과는 물론 경영권까지 강화하게 되는 모양새다.

김봉진 대표는 13일 DH에 우아한형제 전체 지분의 87%를 매각한다는 발표 직후 사내공지를 통해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와 매각협상을 마무리했다”며 “기존 배달의민족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시아 시장에서 더 큰 도전을 하기 위해 M&A를 결정했고 이로 인해 회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상장한 회사가 된다”며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회사를 지키기 위한 강한 리더십과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했고 주식시장의 상장과 신규투자유치, 글로벌 기업과의 연합 등 다양한 경우를 고민하고 시장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배민의 매각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배민이 글로벌기업 체제에 사실상 편입되며 국내 시장만 보면 2위 사업자인 ‘요기요’가 1위인 ‘배달의민족’을 사들인 것처럼 보여 수년 간 경쟁체제에서의 두 회사가 합쳐져 시장 독과점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주인 김봉진 대표 입장에서는 큰 규모의 기업들이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며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었고 소상공인들과의 상생 이슈와 배달 기사들의 처우 개선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가 돼 본인 지분을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해 경제적 실리를 챙기게 됐으며 아시아를 총괄하는 합작 법인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해 경영권을 실제로 유지하고 행사할 수 있어 매각이 오히려 김 대표에게 ‘약’이 됐다.

김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주요 경영진은 싱가포르에 세워지는 합작 법인 ‘우아DH아시아’로 건너가 아시아 지역의 경영을 총괄하게 된다. 이 들은 현재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한국, 베트남 등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를 책임지게 된다.

이에 우아한형제들 한국 대표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범준 부사장이 맡게 된다. 김 부사장은 주총 등을 거쳐 내년 초 대표직에 오를 예정이다. 하지만 사실상 하나의 회사가 국내 배달앱 시장의 90%를 차지하게 돼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요기오와 배달의민족이 합쳐저 크게 보일 수 있으나 관련 시장 자체도 커지고 있다”며 “대형 IT플랫폼들의 도전에 맞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배민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으로 업계의 품질 경쟁으로 소비자와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희진 기자 hjk7736@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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