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불안이 '700대 1' 청약 광풍 불렀다
서울 집값 불안이 '700대 1' 청약 광풍 불렀다
  • 이동욱
  • 승인 2019.12.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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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26주 연속 상승…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711.67대 1
“정부규제로 공급절벽 우려… 청약 열기 지속될 것”
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가 집값 불안을 불러일으키며 청약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다.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견본주택
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가 집값 불안을 불러일으키며 청약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다.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견본주택 내 모형도를 살펴보는 방문객들. 사진=이동욱 기자

[스마트경제] 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가 집값 불안을 불러일으키며 청약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다. 경쟁률이 700대 1을 넘기는 곳이 나오는가 하면 고분양가 논란을 빚고 있는 단지에서도 높은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선정 지역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오히려 집값 상승폭이 확대되고 주택시장이 과열되면서 업계와 시장에서는 누굴 위한 정책이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짓는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의 1순위 해당 지역 청약 결과 평균경쟁률 114.26대 1을 기록했다. 187가구 모집에 2만1367명이 몰린 결과다.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은 가점제가 아닌 추첨제로 선발하는 전용면적 114㎡에서 나왔다. 9가구 모집에 6405건이 청약해 청약경쟁률이 711.67대 1을 기록했다. 이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주택형은 59㎡D로 10가구 모집에 1423건이 청약해 청약경쟁률이 142.30대 1에 달했다.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에서 만난 수요자는 “단지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차익이 많은 만큼 지원 안할 이유가 없다”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청약의 내 집 마련의 유일한 기회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이 이달 강원 춘천시에 짓는 ‘춘천 롯데캐슬 위너클래스’는 1순위 해당 지역 청약 결과 평균 6.7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537가구 모집에 총 3618명이 몰린 결과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26.4대 1로 전용면적 84㎡A에서 나왔다. 이는 올해 강원도 춘천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최고 청약률이다.

같은달 GS건설이 경기도 안양 만안구 짓는 ‘아르테자이’는 1순위 해당 지역 청약 결과 32.4대 1, 최고 15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집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청약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11월 강남권을 표적으로 삼아 분양가상한제까지 강행했으나 인기 지역의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만 커지고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344건으로 10월의 1만147건에 비해 급감했다. 동월 거래량으로 살펴보면 지난 8년 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양도세가 부담돼 시장에 쉽게 매물을 내놓지 않는 데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크기 때문이다. 

미래의 공급 물량을 말해주는 주택 착공과 인허가 실적, 아파트 입주 물량도 일제히 악화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2021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1739가구로 크게 줄어든다. 2012년(2만137가구)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로 새 아파트가 귀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 그래도 치솟는 서울 집값이 더 불안정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서울 집값이 26주 연속 오르면서 서둘러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대거 몰리고 신규 주택 공급 부족 우려로 미리 청약에 나서는 고 가점자까지 청약에 나서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노후주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이 정비사업을 틀어막는 방식은 도시 슬럼화만 양산할 수 있다”면서 “현재 집값이 불안한 것은 주택 물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에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민간택지로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 이후 아파트 공급절벽 우려가 커지며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대거 몰리고 있다”면서 “경쟁률이 더 높아지고, 공급이 줄기 전에 알짜단지를 선점하려는 수요로 청약시장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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