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9 유통 5대 뉴스] CEO 물갈이·日 불매운동 ‘다사다난’
[아듀 2019 유통 5대 뉴스] CEO 물갈이·日 불매운동 ‘다사다난’
  • 권희진
  • 승인 2019.12.3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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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3 수장 모두 교체…온라인 대세 속 위기 반영
적자누적 시내 면세점 '비명'…한화 이어 두산도 철수
이커머스 약진 속 너도 나도 ‘초저가·새벽배송’ 사활

[스마트경제] 2019년 유통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장기화된 소비침체와 온·오프라인 업체 간 출혈경쟁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 위기를 맞은 대다수의 유통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비롯한 쇄신작업을 단행했다. 특히 지난 7월 일본의 수출 제재로부터 불거진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유통가의 지형도를 바꾸어 놓았고, 전례 없는 생존경쟁에 살아남기 위하여 대형마트는 너도 나도 앞 다퉈 ‘초저가 할인’, ‘새벽배송’ 등 출혈경쟁도 불사하고 있다. 올 한해 유통가를 뒤흔든 5대 뉴스를 정리해 봤다.

1. '안정'보다 '쇄신'…유통 수장 대거 '물갈이'

황범석 신임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왼쪽부터), 김형종 신임 현대백화점 대표, 차정호 신임 신세계백화점 대표. 사진=각사 제공
황범석 신임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왼쪽부터), 김형종 신임 현대백화점 대표, 차정호 신임 신세계백화점 대표. 사진=각사 제공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가파른 성장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국내 빅3 유통 기업들은 수장을 전면 교체하는 등 고강도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 연말 인사에서 롯데쇼핑은 백화점사업부장에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을 선임했다. 현대백화점은 김형종 한섬 대표를, 신세계백화점은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3사 모두 트렌드가 빠르게 움직이는 패션 사업에서 성과를 낸 인물을 앞세웠다. 특히 올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던 이마트는 정기인사를 한 달 앞당긴 지난 10월에 첫 외부 수혈인 강희석 대표를 영입했다. 업계는 유통 수장들의 대거 물갈이 인사를 놓고 내수 부진, 정부 규제 등 어려움에 직면한 시점에서 변화가 불가피하고 판단, 내년에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 日 불매운동이 바꾼 유통가 지형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불거진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국내 유통가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유통업계와 식품·외식업계가 ‘일본 지우기’에 나선 것. 일례로 식품에 소량 포함됐던 일본산 원료를 국산 등으로 대체하는가 하면 일본산 제품 수입을 아예 중단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편의점 최대 성수기인 7월 들어 맥주 판매량은 일제히 증가한 반면 일본 브랜드는 유일하게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특히 수입 맥주 시장 1위를 지켰던 아사히 맥주는 급기야 주요 편의점에서 발주가 중단, 납품 가격까지 깎는 고육지책을 내놔야 했다. 최근 아사히 맥주의 유통사인 롯데아사히주류는 인력 감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도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일본 현지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7월 이후 4개월 연속 급감했다. 불매운동의 주 타깃이 된 유니클로의 연간 실적 역시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3. 너도 나도 ‘초저가·새벽배송’ 사활

사진=마켓컬리
사진=마켓컬리

이커머스업체의 최저가 공세에 따른 고객 이탈 심화로 위기에 직면한 국내 대형마트는 ‘초저가’ 전략으로 착한 가격 승부수를 펼쳤다. 이마트는 초저가 정책 ‘국민가격’ 프로젝트에 이어 지난 8월 상시 초저가 프로젝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실시해 실적 반등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롯데마트도 10월 한 달간 ‘통큰 할인’ 행사를 통해 1000억원 규모 물량을 투입해 할인 경쟁에 나선 바 있다. 홈플러스는 11월 한 달 동안 ‘블랙버스터’ 행사를 진행하는 등 초저가 전쟁에 가세했다. 대형마트 간 ‘10원 단위’ 경쟁도 올 한해 불황을 방증했다. 이커머스의 약진 속 깊은 침체에 빠진 유통업계 전반은 새벽배송 경쟁에도 사활을 걸었다. 그간 마켓컬리와 쿠팡 등 스타트업과 이커머스 업체 중심으로 성장해온 새벽배송 시장은 신세계, 롯데쇼핑 등 유통 대기업들도 가담하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이다.

4. 황금알 낳는 면세점 옛말? ‘한화·두산’ 철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렸던 면세점 업계의 지형도 바뀌는 모양새다. 지난 4월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점 특허를 반납한 데 이어 얼마 전 두산도 시내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뗐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빅3' 업체를 제외하면 이들 후발 면세점 사업자들은 모두가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었다. 여기에 사드 경제 보복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유치비용이 치솟은데다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적고 업력이 부족한 후발 중소형 면세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 갤러리아와 두산은 결국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면세점 철수를 결정했지만, 선발주자인 빅3 면세점들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소 중견 면세점들이 빅3 업체 보다 특화된 강점을 갖추지 않는다면 현 구도를 바꾸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 편의점 매장수 1위 17년 만에 뒤집혔다

올해는 매장 수 기준 편의점 1, 2위 자리가 17년 만에 뒤집혔다. 지난 2002년 CU가 점포 수 1위로 올라선 이래 만년 2위에 머물렀던 GS25가 11월 말 기준 1만 3899개의 점포수를 기록하며 선두에 올랐기 때문이다. CU는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가 1만3169개였지만 올해 11월까지 매장을 651개 순증시키는 데 그치면서 1위 자리를 GS25에 내줬다. 작년 말 기준 매장 수 9555개로 3위였던 세븐일레븐은 11월 기준 1만5개를 기록했다. 이마트24의 매장 수는 11월 말 기준으로 4438개로 지난해 3707개보다 731개 늘었다. 업계에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맹점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편의점은 통상 본사와 5년 정도 계약을 맺는데 2015년부터 가맹점 계약이 급증했던 만큼 내년부터 재계약 시즌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특히 근접 출점을 제한한 편의점 자율규약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신규 출점이 예전만큼 쉽지 않아 편의점 업계는 이미 운영 중인 매장의 간판을 바꿔 다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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