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 한달] 급매 늘고 거래 실종… 잠실 주공5 ‘2억’ 뚝
[12·16 대책 한달] 급매 늘고 거래 실종… 잠실 주공5 ‘2억’ 뚝
  • 이동욱
  • 승인 2020.01.10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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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매수자 “일단 지켜보자”… 거래절벽 ‘찬바람’
“소형 평형·구 외곽 등 중저가 아파트 ‘갭 메우기’”
전문가 “공급 확대 없인 더 오를 수 밖에 없어”
12·16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주요 단지에서 급매물이 늘고 있으나 관망에 들어가면서 거래가 실종된 상황이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이동욱 기자
12·16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주요 단지에서 급매물이 늘고 있으나 관망에 들어가면서 거래가 실종된 상황이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이동욱 기자

[스마트경제] “2~3억 낮춘 급매물이 나오긴 했지만 매수 문의는 많지 않아요. 특히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끊겼습니다. 매도·매수자 모두 숨고르기 하면서 시장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거죠.” 

미친 집값을 잡기 위한 12·16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주요 단지에서 호가가 2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늘고 있으나 관망에 들어가면서 거래가 실종된 상황이다.

1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7% 상승했다. 12·16 대책의 주요 타깃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하락 우려와 매수문의 감소로 급매물이 잇따라 나오면서 0.04% 오르면서 지난주(0.07%)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반면 강북과 서남권의 아파트값은 강세를 보였다. 시가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몰려 있는 금천·노원·도봉 등은 대출 규제로부터 비교적 압박이 덜 해 실수요 위주의 구축 갭 메우기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12·16 대책 발표 이후 주간 상승률은 0.10%→0.08%→0.07%로 둔화하는 모습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소형 평형이나 구 외곽 등 상대적으로 상승폭 낮았던 중저가 아파트는 일부 상승했다”며 “주요 지역 및 고가 아파트에서는 대출규제나 세제강화 등 대책 영향과 상승 피로감에 따른 관망으로 보합세를 보이거나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은 매수세가 수그러들면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용 76㎡는 지난해 말 20억~20억4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19억8000만원 수준에 나온 매물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고점 대비 60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21억30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19억원까지 떨어진 급매물이 등장했다. 

이 같은 하락 여파로 강남권의 거래는 거의 끊긴 상태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자들이 한발 물러나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2·16 대책 이후 한동안 조용하더니 1~2주 전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면서 “현재 거래를 통한 집값 변화는 없고, 호가에 따른 변화만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노원구 중계동 신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말 6억8000만~7억28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8억3000만원 수준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값이 9억원 미만이라 12·16 대책과는 무관하다보니 젊은 수요층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대출 규제와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강남 주요 단지의 집값 상승폭은 서서히 둔화되고 있지만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집값 안정은 거래 절벽이 아닌 정상적인 거래량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0월 1만1510건, 11월 1만411건으로 급증하다 12월 4350건을 기록해 주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초강력 규제로 단기간 집값이 안정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로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시장이 경색되는 국면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최근 집값 불안의 배경인 공급 부족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안정세가 지속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수도권은 3기 신도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등 주요 이슈가 총선과 맞물리면서 내년 상반기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극대화 될 것”이라며 “분양가상한제 유예와 다주택자 한시적 양도세 중과 배제가 종료되는 2분기가 내년 주택시장의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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