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4관왕에 CJ·농심도 후광효과 기대감 고조
'기생충' 4관왕에 CJ·농심도 후광효과 기대감 고조
  • 권희진
  • 승인 2020.02.1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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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배급사 CJ ENM 호재 기대...이미경 부회장도 주목
농심, 세계 11개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 동영상 제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경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휩쓴 가운데 영화 투자배급사인 CJ ENM과 영화 속 등장하는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관련 상품을 제조·판매하는 농심에 대한 후광효과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과 이미경 CJ부회장은 최근 기생충 쾌거의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작품상 수상 이후 영화 관계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영어로 수상소감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미 언론도 '기생충'의 올해 아카데미상 독식은 한국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의 공이 컸다고 비중있게 보도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1일(현지시간) '기생충의 재정적인 후원자는 식품 제조사로 출발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생충'의 투자사인 CJ를 조명하면서 '미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에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규모가 큰 '70년 가까이 된 재벌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WSJ는 올해 오스카 작품상 후보작 중 '기생충'이 유일하게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CJ가 그에 못지않게 오스카를 겨냥해 어마어마한 홍보 캠페인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에 대해선 삼성그룹의 창업주이자 1950년대 설탕과 밀가루 제조사로 CJ를 세운 이병철 선대회장의 손녀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사무실에서 진행한 WSJ 인터뷰에서 "우리는 식품회사에 불과했다"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리가 독립했을 때 동생과 나는 회사를 정말로 확장하고 싶었다"고 당시 드림웍스에 투자를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WSJ은 그 당시만 해도 CJ는 '제일제당'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었으나 오늘날 이 회사는 영화 투자·배급과 함께 여러 개의 음반 레이블과 배우 매니지먼트사를 거느리며 '케이팝'으로 알려진 한국 현지 팝 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에서 책임프로듀서로 참여했고, '기생충' 오스카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번 기생충 4관왕은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이 줄곧 고수해온 '문화기업' 이라는 경영철학의 극적인 성과를 거둬낸  대표적 순간이 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CJ그룹이 그동안 문화산업에 투자해온 금액만도 7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농심도 기생충을 등에 업고 글로벌 ‘짜파구리 특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짜파구리에 대한 세계 각국의 거래선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게재한다.

실제 영화 속 짜파구리는 부잣집 사모님을 맡은 연교(조여정)가 등장한 장면에서 나온다. 평소 ‘너구리 마니아’로 알려진 봉준호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에 조리법까지 세심하게 작업해 만들어진 장면이다. 특히 해외에서 상영할 때 짜파구리를 설명하는 자막에 라면과 우동을 합친 ‘람동’으로 소개됐다.

짜파구리는 세계 각지에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현지 요리 사이트와 SNS를 뜨겁게 달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짜파구리를 먹어본 세계인들은 “달짝지근하고 중독성이 있어 단숨에 다 먹어 치웠다”, “소고기를 넣지 않았는데도 꽤 맛있었다”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소식이 전해진 후에는 “축하하는 의미에서 짜파구리를 요리해 먹어야겠다”는 이야기가 SNS를 통해 전 세계로 번지기도 했다.

이에 농심은 세계 각국의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나눠주며 짜파구리 홍보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7일부터 상영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기생충 영화 포스터 패러디와 조리법을 넣은 홍보물을 제작해 짜파구리를 알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한때 드라마의 인기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치맥’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것은 식품한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 각국의 거래선과 소비자들로부터 짜파구리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짜파구리의 열풍을 이어갈 수 있게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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