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은행장도 젊어진다”…60년생 세대교체 ‘붐’
“이제 은행장도 젊어진다”…60년생 세대교체 ‘붐’
  • 복현명
  • 승인 2020.03.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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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장 모두 60년대생
직원 소통도 격식 파괴하는 혁신 신바람
허인(왼쪽부터)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 사진=각 사, 새마을금고중앙회.
허인(왼쪽부터)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 사진=각 사, 새마을금고중앙회.

[스마트경제] 제52대 우리은행장으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내정돼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선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4대 시중은행 수장 모두 19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 됐다.

이런 은행권의 변화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고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는 투자금융(IB)과 글로벌 인프라 조성, 디지털 혁신 등의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들은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격식 없이 다가가고 있어 내실 강화는 물론 은행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1959년생)을 제외하고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1960년생, 허인 KB국민은행장·진옥동 신한은행장은 1961년생,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1963년생으로 가장 어리다.

1960년대생인 이들은 1980년대 중후반에 입행해 한국 경제의 급성장기와 은행의 비약적인 확장을 경험했다. 특히 빠르게 진행되는 금융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이해도가 비교적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1960년대생 은행장 시대를 연 허인 국민은행장은 ‘전략통’으로 불리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허 행장은 취임 후 국민은행 디지털 혁신을 위해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가상이동통신망(MVNO) 서비스 ‘리브 M(Liiv M)’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또 직원과의 소통에도 “디지털 네이티브인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하려면 수평적 소통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으로 관료적이고 형식적인 분위기를 탈피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허 행장과 동갑인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SBJ은행 오사카지점 지점장을 맡았던 경력으로 인해 은행권에서는 ‘일본통’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해외경험과 경영능력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고 진 행장은 경영성과로 입증했다.

이에 지난해 기준 해외현지법인과 해외지점(글로벌 부문 수익) 등 국외점포는 총 3702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2433억원) 약 16%나 증가한 규모다.

또 기존의 성과평가지표(KPI)를 뒤엎는 새로운 시도로 신한은행은 이달 초부터 서울 난곡과 신림동, 하계동, 신내동, 오류동 영업점 5곳을 '고객 중심' 영업점으로 지정하고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고객중심 영업점의 핵심은 기존의 KPI를 없애고 도입 취지를 감안한 새로운 KPI 방식을 적용한다. 따라서 펀드나 방카슈랑스, 신탁 등 비이자이익 배점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이자이익에 대한 성장목표 반영도 제외하기로 반면 입출금과 간편 상담창구를 확대하고 내점 개인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금융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디지털 부문에서는 지난 2018년 2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쏠(SOL)을 가장 먼저 출시하며 금융권 빅데이터 구축 활로를 선점하고 있다. 현재 신한 쏠은 약 1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 은행장을 거쳐 하나은행 글로벌 사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해 이른바 ‘중국통’으로 불린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글로벌 진출을 통해 베트남 현지 4대 국영 상업은행 중 한 곳인 베트남투자은행(BIDV)의 지분 15%를 소유한 2대 주주가 돼 동남아 지역의 교두보를 만들었다.

또 신남방 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겠다는 의도로 인도네시아 인터넷 은행 진출을 위해 네이버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제휴, 현재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지 행장은 오는 2025년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이익 비중 목표인 40%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영업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 개척 경험으로 아세안을 중심으로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에 본격 진출할 전망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전략·IR·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두루 거쳐 대규모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어수선한 조직 전반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역시 권 내정자의 조직관리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성규(왼쪽부터) 하나은행장과 진옥동(오른쪽) 신한은행장이 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행사에 참여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신한은행.
지성규(왼쪽부터) 하나은행장과 진옥동(오른쪽) 신한은행장이 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행사에 참여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신한은행.

◆내부 소통 강화 위해 직접 ‘다가가는 리더십’ 보이기도

이렇듯 은행장들이 젊어지며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격식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디지털 조직으로 자리 잡기 위한 필수요소는 ‘수평 소통’이라는 생각으로 직원들에게 아이스 커피를 돌리고 전국 영업점 직원들과 만나 현장 고충을 듣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

또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난해 6월에는 여직원의 유니폼을 폐지해 조직 내 직급·성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점심시간에는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깜짝 점심식사도 하며 현업부서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또 올해 시무식을 과감히 생략하고 부서와 영업점 별로 새해 소망과 덕담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역시 올해 첫 근무일인 1월 2일에는 본점 로비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기다리며 일일이 인사와 격려를 했으며 퇴근 후 모여 영화를 보는 월례 행사에도 참석해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젊은 직원들과 뮤지컬, 연극 등을 함께 관람하며 접점을 키워나가고 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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