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 정부가 집값 과열 조짐을 보인 경기 남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한 2·2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규제 풍선효과가 번지는 모습이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0일 주택시장 안정방안을 통해 경기 수원시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분양권 전매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1주택 소유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새집을 사려면 2년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할 뿐만 아니라 신규 주택으로 전입까지 해야 한다.

이들 지역은 추가 대책 이후 다소 안정된 분위기이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2·20 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수원은 이달 셋째 주 0.75% 오르며 상승폭이 축소됐다. 수원은 지난달 둘째 주만 하더라도 2.04% 상승하며 과열 조짐을 보였으나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다.

반면 안양과 의양은 대책 이후에도 풍선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안양은 같은 기간 0.33%에서 0.34%로 상승폭이 커졌다. 의왕도 0.27%에서 0.38%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밖에 인천·군포 등으로 풍선효과가 번지며 집값이 과열되는 모습이다. 

인천은 지난달 둘째 주 0.11%에서 이달 셋째 주 0.53%로 오름폭이 커졌다. 특히 미추홀(0.05%→0.57%), 연수(0.40%→0.95%), 부평(0.00%→0.45%)의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인천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제2경인전철, 월판선, 수인분당선 등 교통호재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군포는 지난달 둘째 주 0.15%에서 이달 셋째 주 1.37%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GTX-C 호재가 있는 산본동 중심으로 저평가된 단지들의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며 집값이 올랐다.

이처럼 정부가 과열현상이 뚜렷한 지역을 겨냥한 규제를 내놓을 때마다 대출이나 청약 규제가 느슨한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고 집값이 오르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을 규제로 잡는 방식으로는 풍선효과를 막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안정에 가장 필요한 것은 추가 규제가 아닌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 공급이라는 게 중론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요 지역에선 대출을 워낙 규제해 큰 영향이 없더라도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는 더 확산할 수밖에 없다”면서 “새로운 대책을 내놔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서울의 주택 시장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풍선효과는 지역을 바꿔가며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는데 영향을 준 건 분명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라고 말했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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