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시장 경색 대비’ 양적완화 돌입
한국은행, ‘금융시장 경색 대비’ 양적완화 돌입
  • 복현명
  • 승인 2020.04.02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기관 요청액 한도 제한없이 모두 공급
한국은행 본점 전경.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본점 전경. 사진=한국은행.

[스마트경제] 한국은행이 2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첫 '무제한 돈 풀기' 행보에 나선다.

한은은 이날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RP 매입 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자금시장 경색을 막고 코로나19에 도산 위기로 몰린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일정 금리 수준에서 시장의 자금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주 단위 정례 RP 매입 제도를 3개월간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전례 없는 조치다.

일각에서는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펼치는 양적완화(QE)와 사실상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한국판 양적완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으로 한은이 공개시장 운영으로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통화)이 풀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한은은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RP 매입 입찰을 하되 4월 첫 입찰 일정에 한해 목요일인 이날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불안한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히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콜)에 대응하고자 기업어음(CP)을 대거 시장에 내놓으면서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분기말 자금 수요 문제는 해소됐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금융시장의 유동성 수요는 지속할 수 있다.

한은은 한도 제한 없는 유동성 공급으로 불안 심리가 완화돼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시의적절한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 증권시장안정펀드,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등에 총 48조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첫 외화대출 자금 87억2000만달러가 이날 시중에 실제로 풀린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는 금리가 제로로 떨어진 후 수단이 없을 때 돈을 공급하는 방식이라 한은의 지원제도와 성격이 조금은 다르다”며 “시장 수요에 맞춰 유동성을 전액 공급한 것을 양적완화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