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4조6000억원, 신용대출 2조2000억원 등 가계대출도 증가
[스마트경제] 지난달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이 약 2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역대급 증가세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대출을 늘린 상황에서 가계 대출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대기업이 ‘비상경영자금’ 목적으로 대출을 늘려 한달 새 약 8조원 증가했다.
3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3월 원화대출 잔액은 1170조7335억원으로 전월 대비 1.7%(19조8688억원)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2조6683억원)와 비교하면 약 7배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9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가계 대출과 기업 대출 모두 늘었지만 특히 대기업 대출이 82조7022억원으로 같은기간(74조6073억원) 대비 8조949억원 증가했다. 한 달만에 전체 대출액의 10.8%가 급증했다.
대기업은 주로 회사채처럼 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은행 대출의 증감 규모는 약 2조원 안팎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비상경영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대출 역시 전월 대비 5조3619억원 늘었으며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7755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뿐 아니라 가계대출 증가세도 높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조6801억원으로 2015년 11월(10조1822억원)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4조6088억원이나 늘어 2015년 12월(5조6238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또 신용대출은 전월대비 2조2409억원이 증가한 113조119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만약에 대비한 대기업의 한도 대출이 늘어난 것 같다”며 “기업들이 회사채 만기 연장이 안될 경우도 대비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