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저유가에 멈춰선 해외 건설현장 ‘울상’
코로나·저유가에 멈춰선 해외 건설현장 ‘울상’
  • 이동욱
  • 승인 2020.04.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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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확진자 수 100일 만에 150만명 넘겨
공사 전면 중단·입찰 연기 등 겹겹 악재 ‘위태’
“3·4월 고비… 사태 장기화시 대응책 마련”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수행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의 전경모습.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수행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스마트경제] 연초까지만 해도 전망이 밝았던 해외수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빨간불이 들어왔다. 정부가 세운 해외수주 목표 금액인 3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발병이 국제사회에 공식 보고된 지 100일 만에 누적 확진자 수는 150만명을 넘겼다. 8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코로나19 발병 현황에 따르면 오후 5시 30분께 전세계 누적 확진자수는 150만800여명을 기록했다.

9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가는 건설 현장을 폐쇄했고 중동 등 주요 국가에서는 예정됐던 입찰이 연기됐다. 또 건설 인력이 공사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건설사의 올 3월 해외 건설 수주액은 최종적으로 18억달러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가 봉쇄 조치를 이달 14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달 16일 월말까지 봉쇄 조치를 내렸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늘리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34개 건설사의 현장이 전면 중단됐다. 대림산업은 친환경 디젤 생산공장을, 삼성물산은 KL118타워와 스타레지던스 등 복합몰과 오피스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추진 중인 오세아니아 솔로몬제도 수력발전소는 지난해 착공했지만 한국인 기술인력이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입찰 역시 연기되는 추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지난달 23일로 예정됐던 자푸라 가스 처리 플랜트 프로젝트 입찰 마감을 내달 5일로 연기했다. 카타르 수력·전력청 카흐라마가 추진하는 민자 담수 발전 프로젝트 퍼실리티E 입찰 마감은 당초 지난 2월에서 이달 2일로 미뤄졌다가 최근 다시 이달 30일로 변경했다.

페루 친체로 공항1단계 공사는 이달 말에서 5월 말로, 홍콩 통합 크리스천병원 공사는 3월 말에서 5월 초로 미뤄졌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정부가 특정 시간에만 자재 공급을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당수 업체는 자재 여유분을 확보해놓았지만 사태 장기화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경기 충격 우려로 국제유가도 급락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4%(2.45달러) 떨어진 23.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월물 WTI는 전날 8.0% 떨어졌다. 지난 2일 24.7%, 3일에는 11.9% 폭등했다가 이번주 들어서는 폭락세로 돌아선 흐름이다.

지난 2015년 중동 지역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지속되면서 프로젝트 발주 연기와 기술 미팅 참석을 거부하는 일이 잇따른 바 있다. 한국인 출입금지조치를 취한 해외국가는 90개국을 넘어섰고 해외바이어 또는 발주처 미팅이 취소됐거나 연기, 혹은 비대면으로 전환된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원유 소비가 감소하면서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결국 중동 각 국가의 재정에 영향을 미쳐 발주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 “3·4월을 고비로 보고 사태가 커져 현장 운영과 수주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경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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