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해녀, 평생 모은 1억원 삼육대학교에 기부
93세 해녀, 평생 모은 1억원 삼육대학교에 기부
  • 복현명
  • 승인 2020.04.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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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명 학생에게 장학금 전달
부금현(왼쪽) 할머니가 김정숙 삼육대학교 대외협력처장에게 대학 발전기금 1억원을 전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육대.
부금현(왼쪽) 할머니가 김정숙 삼육대학교 대외협력처장에게 대학 발전기금 1억원을 전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육대.

[스마트경제 복현명 기자] 93세 할머니가 물질과 밭일, 장사 등 갖은 고생을 하며 모은 재산 1억원을 삼육대학교에 기부했다.

삼육대는 지난 18일 제주에 사는 부금현 할머니(93)가 김정숙 대외협력처장에게 “훌륭한 인재를 기르는 데 써달라”며 대학 발전기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부 할머니는 17세부터 물질을 시작해 81세까지 60년 넘게 해녀로 일했다. 물때가 되면 바다에 나가 해산물을 캤고 기상이 좋지 않을 때는 육지에서 밭농사와 장사, 품일 등을 하며 돈을 벌었다. 10년 전 물질을 그만둔 뒤로는 최근 다리를 다치기 전까지 공공근로를 하면서 쉼 없이 일했다.

그렇게 아끼고 아껴 모은 쌈짓돈은 항상 어려운 형편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썼다. 자식이 없던 할머니는 평생 동안 80명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며 제 자식처럼 뒷바라지 했다. 삼육대 신학대학장을 지낸 고(故) 한성보 교수와 오만규 전 교수도 대학시절 할머니에게 장학금을 지원받으며 공부했고 그를 양어머니처럼 모셨다.

그러던 부 할머니는 최근 “빈 마음으로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토지를 정리해 조카들과 주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줬다. 그중 1억원은 교육사업에 헌신하고 싶다는 뜻에 따라 삼육대에 기부하게 됐다.

부 할머니는 “남을 도와주는 게 기쁘지, 나를 위해 쓰는 건 별로 기쁘지 않았다”면서 “자식은 없어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도움을 주는 것을 보면 그래도 미움 받는 삶을 살진 않은 것 같다.  큰돈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훌륭한 인재를 기르는 데 기부금이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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