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1.4%…“금융위기 이후 최저”
코로나 여파에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1.4%…“금융위기 이후 최저”
  • 복현명
  • 승인 2020.04.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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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6.4% 급감해 22년만에 최악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6% 감소
2020년 1분기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자료=한국은행.
2020년 1분기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자료=한국은행.

[스마트경제]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1분기 국내경제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4%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11년 3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분기 –0.4% 이후 4분기만에 역성장했다.

한국은행은 23일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속보치로 잠정치와 차이가 날 수 있다. 전년동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은 1.3% 성장했지만 2009년 3분기(0.9%) 이후 10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감염병 확산이 2월부터 본격화하면서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1998년 외환위기와 유사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소비가 급격히 얼어붙고 수출이 감소로 전환한 게 주 원인이었다.

민간소비는 승용차,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가 모두 줄어 전기 대비 6.4% 감소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22년만에 가장 최악이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어 2.0% 감소해 지난해 1분기(-3.2%) 이후 가장 낮았다.

이어 정부소비는 0.9%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2.5%) 보다는 크게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지난해 1분기(0.4%) 이후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건설과 설비투자 역시 각각 1.3%, 0.2%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각각 7.0%, 3.3%) 보다는 크게 줄었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이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와 기타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4분기(0.8%) 보다 낮아진 2.0%을 기록해 1998년 1분기(-6.2%) 이후 22년만에 가장 낮았다.

이어 제조업은 반도체가 늘었으나 운송장비, 1차 금속제품 등이 줄어 1.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1.6%) 성장했던 것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지난해 1분기(-3.3%) 이후 가장 낮았다.

한편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6% 감소했다.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감소폭이 실질 GDP보단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돼 경제성장률보다 높았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 충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분기부터다. 코로나19가 진정 단계로 접어들어 이대로 개선되면 소비 등 내수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출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이달 1일~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감소해 코로나19 타격이 본격화됐음을 나타냈다.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기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한 상태다. 특히 교역 규모가 큰 중국과 미국의 경기 부진은 우리나라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중국 역시 1분기 경제성장률은 –6.8%로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건 지난 1960년 이후 단 세 차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전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2%로 하향 조정했다. 만약 전망이 현실화되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1998년 –5.1% 이후 22년만에 역성장을 하게 된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어 민간소비는 나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연간 경제성장률은 국내외 코로나19 상황과 회복 강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2분기 역시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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