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을지로 신사옥 ‘신한 L타워’ 매각 움직임…“자본 확충 부담 탓”
신한생명, 을지로 신사옥 ‘신한 L타워’ 매각 움직임…“자본 확충 부담 탓”
  • 복현명
  • 승인 2020.05.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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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2년 도입 예정 신지급여력제도(K-ICS) 대비 차원
매각가 2500억원 추산, 재임차해 지속 사용할 듯
신한생명의 신한 L타워 전경. 사진=신한생명.
신한생명의 신한 L타워 전경. 사진=신한생명.

[스마트경제 복현명 기자] 신한생명이 지난 2014년부터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을지로 ‘신한 L타워’를 매각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2년 도입 예정인 보험사 새 회계기준인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대비해 자본 확충 부담을 덜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올해 초부터 법무법인 등을 통해 ‘신한 L타워’ 매각을 위한 법률검토를 진행한 후 매수자들과 매각 조건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K-ICS가 도입되면 부동산에 대한 위험계수가 증가해 부동산 보유를 자제하게 되는데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매각을 확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은 지난 2014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가 소유하고 있던 '신한 L타워'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2200억원 가량으로 지난 2016년 2월 이 건물에 입주하면서 1990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신사옥을 마련했다.

하지만 오는 2022년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부동산이 짐이 되면서 신사옥 입주 4년 만에 매각에 나서게 됐다.

신지급여력제도는 원가로 평가하던 자산·부채 가치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해 더 많은 자본을 쌓도록 하는 제도로 보험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기존보다 더 많은 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 지급여력비율(RBC)에서는 부동산 가격 변동 폭을 6~9%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25%까지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다시 말해 1000억원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현재는 60~90억원의 준비금을 보유하면 되나 앞으로는 250억원을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재 신한생명의 신한 L타워의 가격은 약 2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신한생명이 인수할 당시 가격 보다 약 300억원이 상승한 상황이다. 이에 신한생명은 신한 L타워를 매각해 준비금을 보완하고 재임차해 사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새롭게 도입될 신지급여력제도를 대비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져 매각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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