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자금 부담 커지지만 조합원 선호
삼성물산, 100% 준공 후 분양으로 눈길
[스마트경제] 최근 금융 부담이 적은 후분양 카드가 서울 강남 재건축 사업지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착공 중에 중도금이 들어오는 선분양과 달리 준공 이후 수입이 생기는 후분양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 미분양 부담에 따른 리스크가 큰 편이다. 하지만 일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도입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정부의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조합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크게 늘리 수 있다.
29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잠원주민센터에서 열린 신반포21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포스코건설은 이날 진행된 조합 투표에서 107표(총 108명 중 1명 불참) 중 63표를 얻었다.
포스코건설은 조합원 금융 부담이 없는 후분양을 내세우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샀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후분양은 자체 보유자금으로 골조공사 완료 시까지 공사를 수행한 뒤 일반분양에 나서 공사비를 지급받는 형식이다. 포스코건설은 조합원 입장에선 입주 때까지 중도금이나 공사비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입주시기도 선분양보다 빠르며 60~80% 이상 공정이 완료된 이후 분양에 나서기 때문에 부실공사에 따른 하자발생의 리스크도 적다.
자금 압박 등 리스크가 커도 후분양을 제안하는 이유는 수익성과 상징성이 큰 강남 재건축 수주를 위해서다. 선분양과 달리 건설사의 자금 부담이 크지만 재건축 조합이 후분양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근 공시지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준공 이후 분양가를 산정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조합 측은 판단하고 있다.
총공사비가 8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조합에 후분양을 제안했다. 일반적인 후분양과 달리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시했으며 이를 위해 총회에서 결의하는 사업비 전체를 시공업체가 책임지고 조달하는 제안을 내걸었다.
삼성물산은 대형건설사 중 최저 수준의 부채비율과 화사채 기준 AA+라는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해 제안한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없이 회사채(AA+) 기준금리 + 0.25%(27일 기준 1.77%)의 저금리로 조합에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시가격 현실화 기조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후분양이 유리해 조합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