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코로나19’ 영향에 직원 성과 지표 하향 조정 잇달아
은행권, ‘코로나19’ 영향에 직원 성과 지표 하향 조정 잇달아
  • 복현명
  • 승인 2020.06.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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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우리·하나은행 KPI 한시적 완화 돌입
대구경북 지역 영업점 별도 평가 적용
하반기 KPI 목표치도 하향 가능성 높아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영업점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영업점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스마트경제 복현명 기자] 시중은행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 목표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의 실적부담을 줄이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신속하고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체 목표치가 낮아지며 은행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영업환경이 영향을 받고 있어 올해 상반기 KPI 목표를 연초보다 10~15% 정도 낮추기로 했다. 이에 신규 이자 이익과 적립식 상품 실적 등 창구 직원 평가인 ‘대면 지표’가 하향 조정된다. 코로나19로 임시 폐쇄된 지점은 폐쇄 기간을 감안해 목표치를 더 낮추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임시 폐쇄 점포는 상반기 영업일 수 대비 폐쇄 일수 비중에 따라 추가 차감됐다”며 “전 영업점에서 창구 대면 지표 목표치를 항목별로 최대 15%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은행도 대구·경북 지역에서 심각한 수준의 코로나19 피해를 영업 평가에 반영하고 인천공항과 같은 외국인·외국환 관련 점포에서도 평가 방식을 조정하는 식으로 연초 KPI 목표치를 전년 동기 대비 5% 하향 조정했다.

또 시장 수익률이 떨어진 점을 고려해 고객 수익률 평가 기준도 완화했으며 코로나19 영향이 시작되자 영업 타격을 감안해 영업본부 기업 신규 고객 목표치도 차감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소상공인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상반기 KPI 13개 지표의 목표치를 15% 하향했다. 대구·경북지역 관내영업점을 별도기준으로 KPI를 평가하도록 했다.

앞서 기업은행 노사는 KPI 조정을 앞두고 윤종원 기업은행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직원 업무가 과중한데 KPI를 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기업은행은 기존 KPI 평가 항목 중 일반예금, 자산관리 고객수 등 6개 지표에 대한 평가를 유예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고객중심경영을 목표로 연초 KPI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변경했다. 또 KPI를 영업점 자제적으로 설정해 달성하도록 했고 세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0%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추가적 KPI 조정 여부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도 코로나19가 확산한 3월부터 급여이체 등 결제성 계좌에 대한 항목을 평가에서 제외하고 코로나19 관련 대출인 이차보전 대출 실적을 KPI에 반영하고 있다.

이같이 은행권 KPI 목표치 감축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노사정이 지난 4월 만나 KPI와 경영평가 등을 유보 또는 완화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후속조치다.

KPI는 은행의 전체적인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각 지점과 부서, 개별 직원을 평가하는 것으로 성과급이나 진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직원들에게는 점수를 높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KPI 목표치는 각 지점이나 개별 직원에 대한 영업 압박 강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저금리 환경이 장기화되고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 부담도 늘어 은행권의 전체적인 수익성을 악화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역시 KPI 목표치가 낮아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KPI 목표 하향이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영업점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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