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 건설업계 해외수주 선방… ‘삼성家’ 날고 ‘SK·쌍용’ 기고
[상반기 결산] 건설업계 해외수주 선방… ‘삼성家’ 날고 ‘SK·쌍용’ 기고
  • 이동욱
  • 승인 2020.06.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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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외수주 160억 달러… 작년 比 69% 증가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전체 수주액 45% 달성
“코로나19·저유가 기조 장기화시 하반기 불투명”
삼성엔지니어링 알제리 스킥다 정유 플랜트 현장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제공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한 알제리 스킥다 정유 플랜트 현장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제공

[스마트경제]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누적수주액이 160억 달러를 넘어서며 한동안 부진했던 해외수주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제리·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발 훈풍으로 건설사들의 수주액은 대폭 증가하며 약진하는 모습이다.

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해외 수주액은 160억627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94억3106만 달러) 대비 69.71% 증가한 것으로 중동 지역에서만 76억8552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중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두 형제가 수주한 해외 사업의 계약금은 72억9211만 달러로 지난해(13억7250만 달러)보다 4.31배 뛰었다. 이는 국내 건설업계 해외 수주액의 45%에 달하는 수치다.

삼성물산은 방글라데시 다카 국제공항(16억 달러)를 따내며 해외건설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이 공사는 1·2 터미널을 보유한 현재의 국제공항에 제3여객터미널과 주차장·진입도로·계류장·화물터미널 등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9월 메그나갓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연속으로 수주하며 방글라데시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어 아랍에미레이트(UAE) 푸자이라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9억 달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카타르 담수발전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18억 달러)·알제리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프로젝트(16억 달러)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중동 지역에서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3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처음 진출한 이후 179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2005년 사우디아라비아 샤크 세계 최대 에너지 플랜트 수주를 따냄과 동시에 2007년에는 아람코 정유 플랜트를 수주하면서 중동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기본설계(FEED)를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본 EPC로 전환되는 것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아시아·중남미 지역에서 저변을 더욱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GS건설(23억9944만 달러), 현대건설(19억4686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13억3576만 달러), 대우건설(4억4614만 달러), 포스코건설(2억9317만 달러), 롯데건설(2억656만 달러) 등이 선전하고 있다. 상위 10위권 건설사가 144억3242만 달러를 벌어들여 지난해(53억8624만 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다만 SK건설(4407만 달러)과 쌍용건설(3553만 달러)은 각각 19·22위를 기록했다. SK건설의 경우 해외 수주액은 작년 동기(3889만 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쌍용건설은 작년 동기(1억5879만 달러) 수주액의 22.37%에 그쳐 미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해외수주가 부진한 이유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유가 급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이어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플랜트 일감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종국 해건협 대외협력실장은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수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다만 저유가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예정된 수주나 발주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UAE 국영석유사 ADNOC은 지난 4월 영국 페트로팩과 맺은 달마 가스전 개발사업의 수주 계약을 취소했다. 당초 3월 발주 예정이던 UAE 하일&가샤 가스전 개발 공사는 입찰이 취소됐고, 쿠웨이트 알주르 액화천연가스(LNG) 공사 역시 입찰이 지연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를 단행하는 나라가 늘어나게 되면 해외 현장을 두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의 공기지연·발주·계약연기 등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 

싱가포르 내 쌍용건설이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진행하는 우드랜드 종합병원 공사는 지난 5월 4일까지 공사를 멈췄다가 6월 1일까지 봉쇄를 연장했다. 현재 봉쇄 조치가 완화됐으나 싱가포르 정부의 승인이 나기까지 공사가 멈춘 상황이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해외입찰에서 PQ(입찰자격사전심사제) 통과 후 기술심사 등 진행 중인 프로젝트 규모가 165억 달러 규모에 달해 그 중 한두건만 수주에 성공해도 수주실적을 회복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와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물량이 대다수”라면서 “현지에서 국내 건설사 직원을 비롯한 감염·사망 사례들이 발표되고 있어 기존에 예정된 공사든 신규발주든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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