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보험사 오너 2~3세, ‘경영 승계 가속화’ 움직임
국내 주요 보험사 오너 2~3세, ‘경영 승계 가속화’ 움직임
  • 복현명
  • 승인 2020.06.29 0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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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DB손해보험 2~3세, 경영 일선에서 승계 작업 ‘착착’
교보생명·흥국화재·생명, 승계구도 ‘안갯속’
정경선씨(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외아들),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 사진=각 사.
정경선씨(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외아들),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 사진=각 사.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현대해상·한화생명·교보생명·D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 오너 2~3세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거나 지분 확대는 물론 현업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경영 승계 작업을 가속화 해 입지를 굳건하게 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DB손해보험은 2세와 3세가 각각 상무나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교보생명 3세는 해외 유학을 거쳐 자회사에서 경영수업을, 현대해상 3세의 경우 외부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먼저 현대해상의 경우 정몽윤 회장은 1남 1녀를 두고 있다. 아들인 정경선씨는 주식 35만6600주(0.40%)를, 딸인 정정이씨는 주식 19만9800주(0.22%)를 보유중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06년 약 20%대의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하면서 경선씨도 약 2만주의 주식을 매입해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몽윤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7남으로 1999년 현대그룹서 계열분리 되면서 회사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그의 아들 정경선씨는 아직 현대해상에 입사하지 않았지만 미국 뉴욕 소재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과정을 거쳤다.

그는 외부에서 투자회사와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를 운영하며 사회혁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일을 했으며 소셜 벤처 투자회사인 HG이니티셔브의 대표로 사회적가치 투자 확대를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공유 주거 사업을 확대하는 등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루트임팩트는 현대해상의 사회공헌 자문을 시작해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인 ‘소녀, 달리다’를 기획하기도 했다.

또 정경선씨는 공유 주거 사업을 위해 HG이니티셔브에서 부동산 스타트업인 MGRV를 분사하기도 했으며 누나인 정정이씨 역시 MGRV의 사내이사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다.

이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주식 30만주 보유, 0.03% 지분)는 지난해 8월부터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로 근무하며 미래 경쟁력을 위한 디지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조직개편을 실시해 본사 내 사업본부의 과반이 넘는 약 60%를 디지털과 신사업 영역으로 개편했다.

한화생명 안팎에서는 김 상무가 주도해 보험시장 포화와 보험업을 둘러싼 심화된 경쟁 상황에서 속도감 있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전환을 통한 시장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지향적 조직으로 개편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DB손해보험은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씨가 부사장으로 근무중이다.

김 전 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뒀지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김 부사장뿐이다. 그는 지난 2009년 동부제철로 입사해 2013년 동부팜한농으로 이동했다가 2015년 DB금융연구소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상무로 승진한 뒤 부사장이 됐다.

DB손보는 그룹내 금융계열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DB생명보험과 DB금융투자, DB캐피탈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DB손보는 최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낮은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3월 기준 김 부사장은 DB손해보험 지분 587만9520주, 지분 9.5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김준기 전 회장이 지난 2017년 9월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난 뒤 승계 작업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교보생명, 흥국생명, 메리츠화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교보생명, 흥국생명, 메리츠화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장남 신중하씨는 뉴욕대학교를 졸업하고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 서울지점에서 근무했다. 이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5년 보험가입 심사와 보험금 지급심사 등을 결정하는 자회사인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해 과장으로 승진한 것 말고는 알려진 것이 없다. KCA손해사정은 교보생명이 2002년 설립한 종합보험심사전문회사로 보험의 핵심업무인 계약심사와 지급심사, 특별심사를 담당하며 100% 교보생명 자회사로 교보생명의 거의 모든 계약들을 처리한다.

흥국생명과 화재는 2세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다.

흥국생명의 경우 최대주주인 이 전 회장을 제외하면 이호진 전 회장의 형 고 이식진 회장의 장남인 이원준씨가 199만189주, 지분율 14.65%로 2대 주주다.

이원준씨는 흥국생명과 태광산업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호진 전 회장의 장남 이현준씨의 경우 그룹의 시스템통합 계열사인 티시스 지분(약 44.62%)과 티브로드, 한국도서보급만을 갖고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고 이식진 회장의 장남인 이원준씨를 이현준씨와 승계구도의 경쟁 관계로 판단하기도 한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배하고 있는데 조정호 회장이 건재한 상황이다. 그는 한진그룹 창업주의 4남으로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식 약 68.97%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맏딸인 조효재씨(6만8523주, 0.05% 보유)만 메리츠금융과 증권 지분 일부를 갖고 있지만 경영수업을 위해 3세인 외동아들 조원기씨가 일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의 특성상 장기 상품이 많아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아직 1세, 2세들이 건재하지만 오너 2~3세들이 4050세대가 되면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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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은과학 2020-07-05 10:10:28
관상은 과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