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규제·코로나 여파에 부진… 2분기 실적 ‘휘청’
건설업계, 규제·코로나 여파에 부진… 2분기 실적 ‘휘청’
  • 이동욱
  • 승인 2020.08.0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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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GS·대우, 2분기 아쉬운 성적표
주택의존 높은 롯데·현산 ‘실적 하락 불가피’
주산연 “하반기 주택사업경기 어려워질 것”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수행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의 전경. 사진은 기사 본문과는 상관 없음. 사진=현대건설 제공

[스마트경제] 건설업계가 부동산 규제와 해외 수주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전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정부의 건설투자 증대와 주택분양시장의 지속적인 호조세로 최악은 면했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비상장 제외) 중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1곳이 유일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8420억원, 148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9.8%, 6.3%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중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반포3주구 등 재건축 사업을 따내며 수주 곳간을 채웠지만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건설현장이 봉쇄(Lockdown)돼 코로나19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다만 그룹공사인 하이테크·플랜트 공종 호조로 비교적 선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5442억원, 153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2.9%, 37.2% 감소했다. 이라크·알제리 등 해외 건설현장이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멈추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실행원가율이 조정됐다.

GS건설과 대우건설도 전년 대비 20% 가량 영업이익이 쪼그라들며 실적이 주춤했다. 대림산업은 신규 연결 편입 효과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올랐다. 대림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5477억원, 영업이익 3103억원으로 각각 3.2%, 4.2% 상승했다.

지난달 29일부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 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른 적정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 시세 대비 70~80% 수준으로 분양가가 낮다. 건설사의 경우 일반 분양가를 낮출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게 돼 공급일정을 보수적으로 잡을 수 밖에 없어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일수록 닥쳐올 위기감도 크다. 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은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택분양시장의 호황이 실적을 받쳐줘 부진을 면했으나 건설·부동산 규제가 지속될 경우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주택산업연구원은 8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가 58.1로 전월 대비 1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등 주요 지역의 주택사업경기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지방을 중심으로 실적이 전망에 못 미치는 지역이 많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HBSI 전망치는 시공사·시행사 등의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주택사업 경기 전망이 좋다는 의미지만,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전반적 경제 어려움 지속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부동산 규제에 따른 사업경기에 대한 기대감 축소가 지속되며 주택사업경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사의 경영환경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면서 “수주 텃밭인 중동과 아시아 등 각지에서 봉쇄된 현장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실적이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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