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결산] 해외수주 선방… ‘삼성·현대’ 날고 ‘현대重·한화’ 기고
[2020 결산] 해외수주 선방… ‘삼성·현대’ 날고 ‘현대重·한화’ 기고
  • 이동욱
  • 승인 2020.12.16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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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307억 달러… 작년 比 66% 증가
수주 건수 600건→500건으로 되려 감소
“각국 부양책이 우리 몫 되리란 보장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영향으로 국제 경제 사정이 녹록지 않았던 가운데 건설업계 해외수주 실적은 작년 수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공사 현장.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제공

[스마트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국제 경제 사정이 녹록지 않았던 가운데 건설업계 해외수주 실적은 작년 수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베트남·중국 등 아시아와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발 훈풍으로 건설사들의 수주액이 대폭 증가했다. 중남미에선 멕시코와 파나마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따내며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수주한 해외 사업의 계약금은 307억9818만 달러로 작년 동기(184억6854만 달러) 대비 66.76% 증가했다. 수주액 3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2018년(321억1314만 달러) 이후 2년 만이다.

지역별로는 중동과 중남미가 크게 늘었고 새 수주 텃밭인 아시아에서 호실적을 이어갔다. 

수주물량을 살펴보면 중동은 44억2805만 달러에서 103억9826만 달러로 134.82%, 중남미가 1억6194만 달러에서 68억9441만 달러로 4000%를 웃도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107억8233만 달러→112억7231만 달러) 수주는 조금 늘었지만 전략적 요충지인 태평양·북미, 유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중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두 형제가 수주한 해외 수주액은 205억6302만 달러로 전체의 66.76%에 달한다. 삼성가와 현대가는 지난 2009년 이후 매해 해외 수주액 1위를 나눠 가지며 치열하게 ‘맞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주 1위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말레이시아에서 1조2000억원 규모 대형 메탄올 플랜트를 수주했다.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왁 주 빈툴루(Bintulu)에 하루 메탄올 5000톤을 생산하는 플랜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4조5000억원)에 이어 FEED(기본설계) 수행을 통한 EPC(설계·조달·공사) 연계수주를 이끌어낸 것으로 17조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게 됐다.

삼성물산은 방글라데시 다카 국제공항(1조9000억원)과 푸자이라 복합화력발전소(1조1500억원), 괌 망길라오 태양광 발전 건설공사(1200억원) 등을 따냈다. 삼성물산은 현재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카타르 담수발전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있다.

2위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필리핀 교통부에서 발주한 필리핀 남북철도 제1공구 공사(3800억원) 본 계약을 체결했다. 마닐라 북부 말로로스(Malolos)와 클락(Clark)을 연결하는 남북철도 건설사업의 일부 구간으로 1공구에 지상 역사 2개와 약 17㎞의 고가교를 세우는 프로젝트다.

이밖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2조원), 카타르 루사일프라자 타워(5900억원), 파나마 메트로 3호선(1조6000억원) 프로젝트 등을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대만 다탄 복합화력발전소 증설 공사 프로젝트(4200억원)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 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다탄 발전소 7번 유닛을 증설하는 사업이다.

이어 GS건설(30억8278만 달러), 포스코건설(12억1078만 달러), 두산중공업(7억8727만 달러), 대우건설(7억4979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현대중공업(2021만 달러)과 한화건설(1497만 달러)은 각각 40·50위를 기록했다. 한화건설의 경우 해외 수주액은 작년 동기(221만 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현대중공업은 작년 동기(3억549만 달러) 수주액의 6.61%에 그쳐 미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중견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 불확실한 대외환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발주처들이 계약을 취소하거나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이후 600건대를 기록하던 수주 건수는 올 들어 500건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 해외수주가 대형 프로젝트들의 영향으로 300억 달러 돌파에 성공했지만 향후 시장 전망이 장밋빛과는 거리가 멀다고 경고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해의 해외수주 성과는 지난해부터 공사발주와 입찰준비가 진행되던 것들이 영향을 끼쳤기에 긍정적으로만은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세계 각국에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 물량이 우리나라 기업 몫으로 돌아간다는 보장도 없다”고 밝혔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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