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창업자 김봉진 의장 ”재산 절반 이상 사회 환원”…한국인 첫 ‘더기빙플레지’ 기부 선언
배민 창업자 김봉진 의장 ”재산 절반 이상 사회 환원”…한국인 첫 ‘더기빙플레지’ 기부 선언
  • 정희채
  • 승인 2021.02.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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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 "2017년 100억원 기부는 인생 최고의 결정… 이제 더 큰 환원할 계획"
향후 교육 불평등 해소, 문화예술 지원, 자선단체 후원조직 구성 등 계획 밝혀
“저의 기부 꿈이 다른 창업자들의 꿈이 돼 누군가 기부 스토리 이어가주길 기대”
김봉진 의장 서약서(영어) 더기빙플레지 홈페이지 캡처 화면. 사진=배달의민족
김봉진 의장 서약서(영어) 더기빙플레지 홈페이지 캡처 화면. 사진=배달의민족

 

[스마트경제]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이 기빙플레지로부터 18일(한국시간) 서약자로 공식 인정받았다. 기빙플레지 측은 이날 홈페이지에 김 의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영문∙국문 서약서를 공개했다.

서약서에서 김 의장은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기부 결심의 이유로는 “대한민국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며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0년 전 창업 초기 20명도 안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기빙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꾸었는데 오늘 선언을 하게 된 것이 무척 감격스럽다”며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전했다.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는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기빙플레지 측은 기부 서약 신청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실사, 기부 의지의 진정성에 대한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등 까다로운 자격 심사를 거친 뒤 서약자의 이름, 사진, 선언문을 기빙플레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현재 24개국, 218명(부부, 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기빙플레지 통해 기부 선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앨런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있다,

기빙플레지는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회원 간의 도덕적 약속, 세계인을 상대로한 선언의 형태로 이뤄짐. 회원들은 본인의 관심사, 해결하고 싶은 이슈에 따라 향후 국내외의 적합한 자선단체, 비영리단체를 찾아 자유롭게 기부함으로써 선언을 이행할 수 있다. 

김 의장은 수개월에 걸친 가입절차 끝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에서 219번째 기부자가 됐으며 한국은 세계 25번째, 아시아에서는 7번째 기빙플레지 서약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김 의장 측은 지난해 10월 재산 기부에 대한 뜻을 굳히고 기빙플레지 참여 방법을 타진하기 시작. 그러나 국내에서는 참여 방법을 알기가 매우 어려웠다. 

김 의장 측은 국내 대표 기부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도움을 요청했고, 사랑의열매는 글로벌 기부 연합체라고 할 수 있는 세계공동모금회(UWW·United Way Worldwide)를 연결해 줬다. 

UWW의 회장으로, 빌 게이츠와 막역한 사이인 브라이언 갤러거 씨가 기빙플레지를 실질 관리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관계자를 연결해 주고 나서야 연락이 닿기 시작했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이 지난 2000년 설립한 세계 최대 자선단체다.

이후 갤러거 회장은 김 의장과 화상으로 의견을 나눈 뒤, 지난해 12월 김 의장 추천서를 기빙플레지 관계자에게 전달. 그러나 이는 가입 절차의 첫 발에 불과했다. 

기빙플레지는 매우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진행. 기부할 자산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고, 기부자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심층 인터뷰, 주변인사를 통한 기부자의 레퍼런스 체크도 따로 실시한다. 깨끗한 재산을, 본인과 주변인이 모두 인정할 만큼 나눔의 의지가 강할 때만 선언자로 받아들였다. 

한편 김 의장의 레퍼런스 체크는 알토스벤처스의 한 킴 대표와 골드만삭스PIA 한국 부문 이재현 대표가 맡았다. 특히 이 대표는 우아한형제들이 2012년부터 진행 중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했고, 기빙플레지 측은 이에 크게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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