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코로나 ‘집콕’에 층간소음 특화설계 나선다
건설업계, 코로나 ‘집콕’에 층간소음 특화설계 나선다
  • 이동욱
  • 승인 2021.02.24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층간소음연구소 신설… 새 완충재 개발
“공사비 인상·층고 상승은 지나친 비약”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주거지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마트경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주거지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웃간 갈등이 사소한 시비를 넘어 살인·폭행 등 강력사건으로 이어지자 건설업계가 층간소음 방지 연구개발에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3만6105건으로 전년 동기(2만3843건) 대비 51% 증가했다. 층간소음 유발 원인으로는 '아이가 뛰는 소리 및 발걸음 소리'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망치질·가구·문 개폐 소리 등으로 나타났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대우건설·롯데건설·금호건설 등 건설사들은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솔루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결을 위해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하고 특허를 출원 중이다.

층간소음연구소는 ENG센터 산하에 석박사급 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되며 연구소장은 부사장급인 ENG센터장이 담당한다. 층간소음의 원인과 현황 분석에서부터 재료와 구조, 신공법에 이르기까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솔루션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3중 차음구조 시스템. 사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은 산하 기술연구원과 주택건축사업본부가 협업해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관련 기술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해당 구조를 시공하기 위한 추가 기술 2건도 특허 출원했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는 △1st Layer-내력강화 콘크리트 △2nd Layer-고탄성 완충재 △3rd Layer–강화 모르타르로 구성된다. 기존 아파트 바닥구조 보다 재료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성능이 강화됐으며 소음 발생을 세대 내 월패드를 통해 알려주는 기술도 추가됐다. 

롯데건설은 기술연구원 산하에 소음 진동 전문 연구 부서인 ‘소음 진동 솔루션팀’을 신설했다.

소음 진동 솔루션팀은 최고급 호텔과 초고층 건물을 건설하면서 노하우를 습득한 석·박사급 전문인력 13명으로 이뤄졌다. 층간소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충격음인 중량 충격음에 주력해 새로운 완충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새 완충재 기술을 오는 2022년까지 개발해 롯데캐슬·르엘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금호건설은 최근 분양한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에 층간소음 방지 특화설계를 적용했다. 바닥 두께를 250mm로 보강(기존 아파트 210mm 대비 40mm 추가)하고 무량판 구조로 설계했다. 무량판 구조는 벽 전체로 충격을 전달하는 벽식 구조보다 소음 방지에 탁월하다.

층간소음을 막기 위해 건자재업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KCC글라스는 소음 저감 효과가 뛰어난 바닥재 ‘숲 휴가온’을 출시했다. 숲 휴가온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동일 두께의 PVC 바닥재 대비 충격 흡수량이 3배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정부도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시공 이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사후 확인제도’ 도입에 나선다.

사후 확인제도에 따르면 앞으로 주택법의 적용을 받는 3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은 의무적으로 사용검사 전에 단지별로 일부 샘플 세대의 성능을 측정해 지자체(사용검사권자)에 확인받아야 한다. 사후 확인제도를 오는 7월 사업시행 인가를 받는 아파트부터 시행하고 각 층의 상판 슬래브 두께를 210mm에서 240mm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방지 특화설계가 주택 건설공사의 원가상승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의견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 방지 기술의 핵심은 무조건 슬래브 두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적정 두께에서 중량충격음을 얼마나 감소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높이(층고)가 높아져 가구 수가 줄어들거나 공사비가 증가한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밝혔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