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물가상승 압력있지만 인플레이션 언급할 수준 아냐”
[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물가상승 압력있지만 인플레이션 언급할 수준 아냐”
  • 복현명
  • 승인 2021.02.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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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스마트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물가상승의 압력이 있지만 인플레이션 언급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된다면 인플레이션 리스크 관심이 커질 수 있다"며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우려도 높지만, 현 상황에서는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백신, 변이 바이러스 등에 따라 경기 흐름이 변할 수 있다“며 ”국내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완화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 일문일답.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원자재 가격 급등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와 공급 차질, 글로벌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 확대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다만 상승세가 지속해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민간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수출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과 최근 한국 경제가 유동성 함정에 빠지면서 저금리 저물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대면 서비스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그 부분에 종사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조정됐고, 예상보다 오래 지속됐다. 그래서 소비가 더 부진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경기 회복세가 어느 정도, 언제 회복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소비에 달려 있다.

특히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지 않는 것은 유동성 함정에 빠져서라기보다는 코로나19라는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경제활동 자체가 정상화하지 못하는 데 기인한 것으로 본다. 저물가도 경기요인 외에 고령화, 온라인거래 확대 등 구조적 요인이 있다.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의 차이가 0.5%포인트를 넘어가는 등의 장단기 금리 차이가 벌어졌다. 어떻게 보나.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장기 금리가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됐다. 미국 새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져서 장기 금리가 크게 올랐다. 현재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인지는 단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비교하면 최근의 차이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취약차주 중심으로 채무 부담이 커지고 주식 등 자산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국고채 직매입 거부 입장에 대해 설명해달라.

한은의 국고채 직접 인수와 관련한 한은법 75조에 대해서는 재정 당시와 지금 상황이 다르다며 조항의 존치 필요성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한은은 국고채 수급 불균형으로 장기 시장금리가 일시적으로 불안해지면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매입을 추진해왔다.

올해도 필요하면 국고채 매입 시기나 규모, 주기를 사전 공표할 계획이다. 

국고채 직매입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선진국과 중국 등 주요국에서도 직접 인수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만약 한은이 직접 인수를 하게 된다면 대외 건전성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는 재정의 화폐화,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 신인도 문제로 이어져 바람직하지 않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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