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자식에게 경영권 안 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자식에게 경영권 안 줘"
  • 권희진
  • 승인 2021.05.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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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본사서 '불가리스 코로나19 효과' 대국민 사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 논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 논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스마트경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홍 회장은 4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사태 수습을 하느라 결정이 늦어져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들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 "모든 잘못은 저에게서 비롯됐으니 저의 사퇴를 계기로 묵묵히 노력해온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두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일축했다.

불가리스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또다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의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전날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표명했다.

한편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성 상무는 지난달 회삿돈 유용 의혹이 불거지자 보직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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