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배임 및 성희롱 ‘무혐의’ 처분

시민단체, 기내식 공급 업체 변경은 '배임' 고발… 경찰 불기소 송치, 사실상 무혐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사건, 투자유치 위해 공급업체 바꿔 논란
협력업체 대표 사망, 불공정 계약 논란도 일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4일 오후 서울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경제] 승무원 성희롱과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한 시민단체가 박 회장을 ‘기내식 대란’ 사태와 관련해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 달 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박 회장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를 상대로, 기내식 선정 과정에서 유리한 업체를 거부한 것은 배임이라고 고발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기내식 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공정한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돼 배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도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해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경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기내식 대란과 관련된 소송에서 아시아나 측은 유리한 판결을 얻어낼 것으로 보인다. 또 금호그룹의 자금 조달과 관련된 검찰 조사 등을 앞두고 부정적 이슈를 떨쳐내게 됐다.

박 회장은 승무원 성희롱 의혹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박 회장이 회사 행사에 여승무원을 기쁨조로 강제로 동원해 성희롱을 했다며 고발했다. 경찰은 이 혐의에 대해서 승무원 등 직원의 진술 결과, 강제적 동원이 없었다는 증언을 바탕으로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은 지난해 7월 기내식 공급 문제로 수일간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갑질 논란이 일어난 사건이다. 당시 아시아나는 기내식을 항공기에 제때 싣지 못해 출발이 늦어졌다. 일부 항공기의 경우 ‘노밀(No Meal)’ 상태로 기내식 없이 장거리 운행을 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승무원이 굶고 승객들은 간편식으로 때우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당시 기대식 대란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투자금 유치를 위해 공급 업체를 변경한 것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아시아나항공 ‘갑질’ 논란으로 번졌다.

아시아나는 새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부터 기내식을 공급 받기로 계약했다. 이후 신축 중인 GGK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임시로 3개월간 중소업체인 샤프도앤코코리아에서 기내식을 공급 받기로 했다. 이 업체는 하루 공급량이 3000식으로 2~3만식이 필요했던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에 턱없이 부족했다.

이후 단순 공급량 예측 실수가 아니라 기내식 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03년부터 당시까지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의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가 아시아나 기내식을 맡아왔는데, LSG가 금호그룹의 투자 요구를 거절하자, 계약 갱신을 하지 않고 GGK로 업체를 바꿨다는 것이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 금호홀딩스가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GGK의 모회사인 중국 HNA그룹(하이난항공)이 1600억원에 취득한 사실도 알려지며 의혹이 짙어졌다.

게다가 샤프도앤코코리아의 협력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까지 발생하자 아시아나와의 불공정 계약까지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당시 공개된 계약에 따르면 15분 지연 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30분 이상 지연되면 음식값의 절반만 지급하는 조건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