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 무산에 뒷말 ‘무성’…홍원식 회장 의중은?
남양유업 매각 무산에 뒷말 ‘무성’…홍원식 회장 의중은?
  • 권희진
  • 승인 2021.09.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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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약정위반으로 매매계약 해제 통보
이해관계 충돌…분쟁 종결 후 재매각 추진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스마트경제]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로 촉발된 남양유업 매각 작업이 결국 무산되면서 불발 배경에 뒷말이 나오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1일 입장문을 통해 사모펀드 운영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홍 회장과 그의 일가가 남양유업 보유 지분 53%를 3107억원에 한앤코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 만이다.

홍 회장은 "M&A(인수합병) 거래에서는 이례적일 만큼 이번 계약에서 계약금도 한 푼 받지 않았고 계약 내용 또한 매수인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한 계약이었다"며 "그럼에도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권 교체라는 대의를 이행하고자 주식 매각 계약을 묵묵히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매계약 체결 이후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달리 계약 당시 합의되지 않았던 그 어떠한 추가 요구도 하지 않았으며 매수자 측과 계약 체결 이전부터 쌍방 합의가 된 사항에 한해서만 이행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수자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만을 강행하기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들도 위배했다"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매도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등을 통해 기본적인 신뢰 관계마저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또 "특히 거래 종결 이전부터 인사 개입 등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선친 때부터 57년을 소중히 일궈온 남양유업을 이렇게 쉬이 말을 바꾸는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넘길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며 "남양유업이란 이름 안에서 오랜 시간 함께한 임직원, 주주, 대리점, 낙농주, 그리고 고객들에게 있어 그것이 남양유업 대주주의 마지막 책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남양유업 재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남양유업을 보다 더 발전시키고 진심으로 임직원을 대해 줄 인수 후보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것이 남양유업 대주주로서의 마지막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앤코는 "계약이 계속 유효"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앤코는 "홍 회장이 주장하는 사전 합의된 사항에 대한 입장 번복, 비밀유지의무 위반, 불평등한 계약, 남양유업 주인 행세 및 부당한 경영 간섭 주장 등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계약은 현재도 유효하며 법원에서도 한앤코 입장을 받아들여 홍 회장의 지분이 임의로 처분되지 못하도록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홍 회장이 애초에 매각 의지가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7월 30일로 예정된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돌연 연기, 예정된 임시주총을 거래 종결 기한인 8월 31일을 훌쩍 넘긴 9월 14일로 6주나 미룬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발표한 회장직 사퇴를 이행하지 않은 데다, 회삿돈 유용 의혹으로 지난 4월 보직 해임된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는 매각 발표 하루 전인 5월 26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하고,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같은 날 미등기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하는 등 회사 매각을 염두에 둔 오너의 행보로는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 정황이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약 3000억원에 그친 매각 가격을 비롯한 계약 조건을 놓고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것이 매각 무산의 절대적 원인으로 거론됐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한앤코)와의 해당 분쟁이 종결되는 대로 남양유업의 재매각 작업은 조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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