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0.75% 동결…“금융시장 안정 차원”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0.75% 동결…“금융시장 안정 차원”
  • 복현명
  • 승인 2021.10.12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불균형 심화 우려에 금리동결로 안정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75% 수준으로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번 동결 결정은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국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지난 7월부터 경제, 소비 지표가 부진한 상황에 여기에 미국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등으로 미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면서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지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자칫 금융 불균형 현상이 심해지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도 커져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산업활동동향 등 경제지표도 부진을 보이고 있다. 8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8(2015년=100)로 전월대비 0.2% 줄었다. 올해 4월(-1.3%), 5월(-0.2%) 연속 감소한 후 6월 1.6%로 반등했으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7월(-0.6%)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7월부터 대면 서비스업이 둔화된 영향이다.

8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도 118.5(2015년=100)로 전월대비 0.8%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름 휴가 특수가 사라 지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전월대비 2.0% 줄어든 탓이다.

취업자 수 역시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고 특히 30대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8월 취업자 수는 2760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1만8000명(1.9%) 늘었다. 취업자수는 올해 3월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뒤 6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증가 폭은 줄어들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3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지난 6일 전날보다 53.86포인트(1.82%) 떨어진 2908.31에 마감하며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8일에는 전 거래일(2959.46)보다 3.16포인트(0.11%) 내린 2956.30로 장을 마감했다. 

주택가격 등 자산시장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금융불균형 위험이 심각해 지고 있는 점도 나타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 빚은 전분기 대비 41조2000억 늘어난 1805조9000억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가계 빚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68조6000억 늘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와 학습효과 등으로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도 회복세를 보였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3.8로 전달보다 1.3포인트 상승하며 두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7~8월 둔화됐던 민간소비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은 금통위는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지만 오는 11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가겠다"며 “서두르지도 않겠지만 지체해서도 안되겠다는 게 기본적 생각이다. 추가 조정의 시기의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과 함께 금융불균형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보고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사퇴한 고승범 전 위원의 후임으로 한은 총재 추천으로 취임한 박기영 위원이 참여하는 등 7인 체제로 열렸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