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외면 받은 애플, 가격인하·인력감축 등 ‘울상’
中에 외면 받은 애플, 가격인하·인력감축 등 ‘울상’
  • 한승주
  • 승인 2019.01.2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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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경제] 중국내 아이폰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애플이 장기 불황에 직면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투자자들에게 밝힌 2019년 첫 회계분기 매출 전망치를 840억달러로 알렸다. 이는 기존 매출 전망치에 비해 4~10% 가량 낮아진 수치다. 쿡 CEO는 그 주된 원인으로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을 꼽았다. 쿡 CEO는 “중국 내 통신사 보조금 혜택이 줄었고 달러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말 배터리 교체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새 모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사이트 징둥닷컴에서는 신형 아이폰XR 모델이 4999위안(약 83만원, 64GB기준)에 거래되며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다. 업계는 수요가 감소하며 애플이 중국 내 아이폰의 가격을 대폭 하락시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이러한 중국에서의 부진은 애플입장에선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미국 간 무역 분쟁이 지속되는 것과 중국 내 반미감정의 확산으로 애플의 부진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의 위기는 이미 표면적으로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지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지난 18일 아이폰 판매 실적이 저조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폭스콘이 직원 약 5만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애플 최대 협력 하청업체로 애플 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지난 12월 매출이 약 8% 감소했다고 알린 바 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폭스콘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주요 애플 공급선들이 올해 판매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공급선인 대만의 TSMC는 아이폰용 A12 바이오닉 단독 공급회사로 4분기까지 22%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일본의 Nidec의 경우 지난 11월과 12월 순이익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나가노리 시게노부 Nidec 회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사업의 역풍은 예상보다 강력했고 자동차 및 가전제품용 수요도 급감했다”고 전했다.

애플 그룹 내에서도 올해 신규 채용을 줄일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쿡 CEO는 “일부 부서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며 “어떤 부서가 채용 감축에 해당될지 최종적으로 결정되진 않았으나, 인공지능(AI)등 핵심부서의 신규인력 채용은 강하게 밀고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는 있는 가운데 애플은 혁신 부재와 고정수요층 하락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티브 잡스 전 CEO의 사망 이후 애플이 자사만의 강점을 잃고 특색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2011년까지 애플을 이끈 스티브 잡스는 3.5인치 크기의 아이폰을 고집하는 등 경쟁사와는 다른 전략으로 매니아층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잡스의 사망 이후 애플은 아이폰 플러스, 맥스와 같은 대형 화면을 내세우기 시작했고 또 자체적인 플랫폼 개발의 부재, 초고가 정책 등이 이어지며 애플 지지자들의 연이은 외면을 받았다.

IT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며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하며 고가정책을 이어가던 애플이 이례적으로 아이폰의 가격을 낮춘 데에는 내부적으로도 위기를 감지한 것”이라 전했다. 또 “중국 내 애플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애플은 대책을 마련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덧붙였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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