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百면세점 오픈 100일… 매장은 ‘썰렁’
[르포] 현대百면세점 오픈 100일… 매장은 ‘썰렁’
  • 김소희
  • 승인 2019.02.0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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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이점, 현대백화점 유통노하우 등 무색한 현실
방문객이 적어 직원이 더 많아보이는 실정
일부 브랜드는 여전히 오픈 준비 중
아직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 8층의 한 브랜드 매장/사진=김소희 기자
아직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 8층의 한 브랜드 매장/사진=김소희 기자

[스마트경제] 현대백화점그룹이 ‘2020년 1조원 매출달성’이라는 야심찬 포부와 함께 선보인 첫 번째 면세점이 어느덧 오픈 100일을 맞았다.

지난해 11월1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업 진출 15년 만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을 리모델링한 1만4250㎡(약 4311평) 규모로 면세점을 열었다. 국내외 브랜드 420여개가 입점해 현대백화점그룹과 함께 청사진을 그렸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은 2019년 6700억원, 2020년 1조원 등의 목표를 제시했으며 공항면세점과 해외면세점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계획대로 오픈 첫 날인 2018년 11월 1일에는 방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9층 뷰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방문객보다 더 많은 것처럼 보일 만큼 휑한 모습/사진=김소희 기자
9층 뷰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방문객보다 더 많은 것처럼 보일 만큼 휑한 모습/사진=김소희 기자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단 하루로 끝났다. 이른바 ‘오픈빨’로 끝이 난 셈이다.

100일이 된 8일 오후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찾았을 때는 직원이 방문객들보다 더 많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머문 약 1시간 동안 8~10층에서 본 방문객은 100명도 안 돼 보였다.

가장 많은 29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9층 뷰티·패션관의 경우,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는 통로(입구)에조차 방문객이 없었다. 마치 잘 꾸며졌지만 인적이 드문 외곽을 홀로 걷는 느낌이었다.

럭셔리 콘셉트로 해외명품·패션 등의 브랜드 40여개가 입점(예정)한 8층은 더욱 심각했다. 심지어 아직까지 오픈 준비 중이라며 칸막이로 내부가 가려진 곳도 중간 중간 보였다. 실제 현대백화점그룹은 몽클레어와 프라다의 입점이 늦어져 각각 올해 2월과 3월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방문객은 “코엑스에 온 김에 방문했는데 ‘나중에 굳이 이곳에 와서 쇼핑을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항면세점에서 사거나 회사 또는 집과 가까운 다른 시내면세점에서 사는 게 나을 거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문화홀·식당가와 10층에 자리한 면세점 내 LIQUOR&TABACCO 코너./사진=김소희 기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문화홀·식당가와 10층에 자리한 면세점 내 LIQUOR&TABACCO 코너./사진=김소희 기자

이는 강남의 랜드마크인 코엑스몰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인 이점에도 불구하고 현대백화점면세점만의 차별화된 포인트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디지털 미디어 체험 공간 등을 내세웠지만 막상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되레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또 오픈 100일을 기념해 준비한 선불카드 증정, 구매수량별 최대 40% 할인 등 여러 이벤트가 현대백화점면세점만의 자축파티로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스쳐지나갔다.

면세사업권은 현대백화점그룹이 한 번의 고배를 마신 후 이뤄낸 쾌거지만, 과연 이 상태로 이미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는 기존 면세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나마 아직 모든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았다는 점, 홍보도 부족하다는 점, 사드보복 여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첫 도전이라는 점 등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이와 함께 오픈 1년이 되는 2019년 11월 1일엔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을지 기대해본다.

 

김소희 기자 ksh333@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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