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걸 중앙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 환경호르몬에 의한 간 독성 영향 규명
방명걸 중앙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 환경호르몬에 의한 간 독성 영향 규명
  • 복현명
  • 승인 2022.08.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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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걸(오른쪽)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와 사이두 라만 연구교수. 사진=중앙대.
방명걸(오른쪽)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와 사이두 라만 연구교수. 사진=중앙대.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방명걸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실제 환경에서 볼 수 있는 혼합물 형태의 유해한 내분비교란물질(EDC, 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이 포유동물의 간을 손상시키는 것은 물론 대사질환을 유발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EDC 노출로 인해 비정상적인 간 기능이 나타난다는 연구들은 존재했지만 통제되지 않은 다중 EDC 노출이 동시에 발생하는 실제 환경과 같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연구결과가 도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DC는 호르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유해한 내분비교란물질을 가리키는 것으로 흔히 환경호르몬이라 불린다. 화장품, 플라스틱, 알루미늄 캔, 의약품 등 소비재에 널리 사용되는 비스페놀A(BPA)와 프탈레이트 등이 대표적인 EDC다. 

BPA와 프탈레이트는 신체의 화학적 신호를 조절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구조적으로 유사해 정상적인 호르몬 기능을 조작하고 방해한다. 

에너지를 대사하고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간이 특히 큰 영향을 받는다. 간은 소변을 통해 EDC를 배출하고자 무독성 수용성 대사 산물로 전환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포 사멸과 장기 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반응성 중간체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방명걸 교수 연구팀은 BPA와 7가지 프탈레이트 화합물로 구성된 EDC 혼합물 노출이 생쥐의 간 기능과 대사 항상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의한 인체 일일 노출 허용 한도(DE, Daily Exposure) 내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EDC 혼합물 용량을 허용 한도의 25배, 250배, 2500배로 증량했을 때에는 많은 문제들이 나타났다. 

간의 전체 무게가 증가하는 데 더해 지질, 트리글리세리드, 콜레스테롤, 혈당 수치들이 상승하는 것이 관찰됐다. EDC가 포도당의 생산과 수송 경로와 관련있는 핵심 유전자 발현에 관여함으로써 간 건강을 악화시킨 것이다. 

간의 효소 변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생쥐들의 혈청 성분 수준을 조사한 결과 허용 한도 25배 이상 EDC 혼합물에 노출되는 경우 효소 아미노트랜스퍼라제의 수준이 증가했다. 

아스파르테이트와 알라닌 아미노트랜스퍼라제 비율이 1보다 큰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콜라겐 섬유의 침착 증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과 간 섬유증의 진행 위험이 더 높음을 나타낸다. 

또한 EDC에 노출된 생쥐에서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악화돼 지방간염이 발생하는 것도 확인됐다. 

간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돼 세포 사멸과 간 섬유증 진행을 유발하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포유동물의 면역 체계가 EDC에 반응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함으로써 간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DC에 노출된 생쥐는 산화 스트레스와 세포 사멸에 의한 지표가 높게 나타나는 흥미로운 현상도 관찰됐다. EDC에 의해 손상된 간의 항산과 능력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 사업의 지원을 받아 시행된 이번 연구에는 사이두 라만 중앙대 생명환경연구원 연구교수가 제1저자, 방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방명걸 중앙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단일 유해물질의 독성학적 접근을 실제 환경 시나리오 접근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혼합된 EDC 노출 모델을 통해 전반적인 EDC 섭취가 증가되면 심각한 건강 상태를 초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이번 연구 성과가 국민의 실생활과 규제, 공중 보건 관점에서 큰 반향을 물러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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